고질적인 수비 불안 우리 대표 팀, 보아텡과 훔멜스 만한 선수 없을까
우리 축구 대표 팀은 지난 24일(한국시간) 영국 벨파스트 윈저파크에서 열린 북아일랜드와의 친선경기에서 1-2로 역전패했다. 박주호(31·울산 현대)의 정확한 패스, 권창훈(24·디종)의 퍼스트 터치에 이은 선제골은 월드 클래스로 손색이 없었지만 이번에도 수비가 문제였다.
대표 선수들도 상황을 인식하고 있다. 주장 기성용(29·스완지시티)은 “우리가 가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수비적으로 롱 볼에 대해 문제가 있었다. 고쳐야 한다”고 짚었다. 손흥민(26·토트넘 홋스퍼)도 “공중 볼과 롱 볼을 시도하는 팀을 상대했다. 우리는 유럽 사람처럼 크지 않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 더 영리하게 플레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표 팀은 28일 폴란드 실롱스키 스타디온에서 원정경기를 한다.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30·바이에른 뮌헨)을 앞세운 폴란드를 상대로 우리 대표 팀이 얼마나 수비를 해낼지 관심거리다. 쉽지 않은 과제고, 어려움은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기성용은 “문제를 해결할 시간이 있다”고 했지만 무한정은 아니다.
독일의 스포츠 전문매체 슈포트 빌트(Sport Bild)지는 현재 독일 축구 대표 팀의 핵심이 되는 수비 라인인 제롬 보아텡-마츠 훔멜스(이상 바이에른 뮌헨) 조합에 대한 기사를 게재했다. 유벤투스의 베네딕트 회베데스, 첼시의 안토니오 뤼디거, 뮌헨의 니클라스 쥘레 등 유럽 최정상급의 경쟁자들이 있지만 보아텡과 훔멜스는 부상이 없는 한 요아힘 뢰브 감독의 베스트 11에 들 것이라는 내용이다.
독일 대표 팀은 보아텡과 훔멜스가 함께 수비라인을 구축한 최근 다섯 경기에서 한 골만 내주었을 뿐이다. 이 골도 이탈리아에 내준 페널티킥 골이므로 필드골 실점은 전혀 없다. 보아텡과 훔멜스는 강력한 수비 능력 외에 공격으로 전환할 때 뛰어난 패스를 구사하는 장점을 겸비했다. 특히 수비에서 공을 뺏어 공격수들에게 한 번에 공을 전달하는 정확한 롱패스 능력이 눈에 띈다. 우리 대표 팀의 약점에 비춰볼 때 가장 위협적인 대목이다.
보아텡은 대표 팀에서 가장 많은 롱 패스를 시도한 선수다. 30m 이상 떨어진 곳으로 공을 운반하는 롱 패스를 419차례나 시도했다. 성공률은 쥘레와 마티아스 긴터(묀헨글라드바흐)에 이어 세 번째로 높지만 두 선수의 시도 횟수가 극히 적어 성공률 비교는 큰 의미가 없다. 훔멜스도 공격으로 전환할 때 미드필더 못지않은 패스 능력을 자랑한다. 회베데스와 뤼디거 등은 패스의 정확도가 보아텡과 훔멜스의 수준에 못 미친다. 레버쿠젠의 조나단 타는 대표 팀에서 122분 동안 뛰면서 롱 패스를 한 번도 하지 않았다.
뢰브 감독이 수비 부문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1대1 방어 능력도 보아텡과 훔멜스를 따라갈 선수가 많지 않다. 이들에 필적할 선수는 니클라스 쥘레 정도다. 슈포트 빌트지는 뢰브 감독이 월드컵에서 보아텡과 훔멜스를 활용한 포백 형태의 수비라인을 구축할 것으로 내다보았다. 유로 대회부터 꾸준히 시도한 스리백은 지난해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드러난 많은 문제점을 감안해 사용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관심사는 두 가지다. 우리 대표 팀은 보아텡과 훔멜스가 버티는 독일의 포백 라인을 뚫고 득점에 성공할 수 있을까. 독일은 견고한 수비라인을 앞세워 월드컵 2연패의 염원을 이룰 수 있을까.
강한길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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