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읽다]손주가 사랑스러워도 뽀뽀할 땐 주의하세요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 설 연휴 오랜만에 만나지 못했던 온 가족이 모인 자리에서 무심코 아이에게 포옹을 하거나 뽀뽀를 하는 친지들이 많다. 하지만 자칫 면역력이 약한 아이에게 헤르페스 바이러스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헤르페스 바이러스 감염은 감염부위에 따라 피부, 점막에 물집이 생기는 단순포진성 질환부터 고열, 경련, 의식변화를 동반하는 뇌수막염, 뇌염 같은 중증 질환까지 다양하게 나타난다. 만약 입술 또는 입술 주변의 피부에 물집이 있다면 아이에게 헤르페스 바이러스가 감염될 확률이 커진다. 뽀뽀 뿐만 아니라 밀접한 피부 접촉도 피하는 것이 좋다.

이미숙 경희대병원 감염면역내과 교수는 "신경을 따라 전파되는 특성상 뇌염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는데 뇌염은 곧 뇌손상으로 이어져 생명에 위협을 줄 수 있다"며 "성인 절반 이상이 헤르페스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함부로 뽀뽀를 하는 행위는 손주의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말했다.

뽀뽀는 아이의 충치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조심하는 것이 좋다.

최성철 경희대치과병원 소아치과 교수는 "충치를 예방하려면 충치균(뮤탄스균)으로부터의 노출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대부분 소아는 가족이나 주변 친지들의 입을 통해 전달된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와 입을 맞추거나 숟가락을 함께 사용하는 행위는 자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