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원다라 기자]" 삼성전자 와 SK하이닉스 에도 합격했어요. 두 회사보다 LG디스플레이 가 나은 점이 뭐에요?"
얼마 전 LG디스플레이가 개최한 2017년 하반기 대졸 공채 합격자 초청행사 '지금 만나러 갑니다'에서 나온 질문이다. 서울ㆍ수원ㆍ대구ㆍ청주 등 전국 각지에서 열린 이 행사는 패밀리레스토랑에서 스테이크ㆍ와인을 나눠 먹으며 현직자와 합격자들이 대화하는 자리였다. 합격자 일부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에도 합격한 상태였다. 어느 기업에 갈 것인지 저울질하는 이들의 표정은 한층 여유로웠다.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글로벌 점유율 1위인 삼성디스플레이는 합격자가 나온 전국 각지 대학을 방문했다. '삼성디스플레이 합격을 축하합니다'는 현수막을 든 삼성디스플레이 직원 두 명이 꽃다발을 든 합격자들과 기념사진을 찍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삼성전자에 극자외선 노광장비(EUV)를 납품하는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은 네덜란드 본사 경영자가 한국을 찾아 합격자들을 위한 만찬을 진행하기도 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ㆍ디스플레이 업계가 신입사원 유치전을 치열하게 펼치고 있다. 그동안은 최고경영자 메시지가 적힌 편지, 케이크, 꽃다발을 배송하는 정도였다면 이제는 적극적으로 프로포즈하고 있다. 이는 반도체ㆍ디스플레이 호황에 생산ㆍ투자 규모가 증가하면서 관련 인력도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 메모리 사업부에서 신입사원 채용 규모가 약 1000여명에 달했다. SK하이닉스는 상반기보다 200여명 늘어난 600여명, ASML은 이례적으로 한국에서만 400여명의 신입사원 채용 계획을 세웠다. LG디스플레이는 하반기 채용 규모를 상반기보다 30%늘린 1200여명, 삼성디스플레이는 전년 대비 3.5배늘렸다.
업계 관계자는 "공대 출신 대학생들에게 취업난은 딴 세상 이야기"라며 "합격자가 여러 회사를 합격해 골라가다 보니 각 회사에선 신입사원 미달사태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말했다.
장준혁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는 "우리 기업들은 아직도 대졸 신입사원 공채 등 수동적인 인재 채용 방식을 택하고 있다"며 "수시 채용, 경력 채용, 특별 채용 등의 다양한 방식으로 인재를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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