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7일(현지시간) '한국의 연금수급자들이 빈곤 위기에 처했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폐지를 수집하는 노인, 성을 매매하는 박카스 아줌마ㆍ할머니 사례를 통해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한국의 문제점을 집중 조명했다.
60대인 오순자(64ㆍ여)씨가 하루 내내 리어카를 끌며 모은 종이상자와 폐지를 팔아 손에 쥔 돈은 약 2만원. 4년 전부터 이 일을 하고 있다는 그는 "나이가 들수록 돌아다니기 힘들지만, 나와 내 남편을 부양할 사람이 아무도 없다"며 "나는 이걸로 살아야한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심지어 매춘에 의지하는 이들도 있다고 FT는 소개했다. 앞서 수차례 한국의 노령 성매매 문화를 상징하는 우울한 단면으로 보도된 박카스 아줌마ㆍ할머니의 사례가 또 다시 외신에 언급된 것이다. FT는 이들 모두가 인터뷰를 원치 않았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이 같은 노인빈곤이 점점 더 악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저출산ㆍ고령화가 가속화하며 전체 인구 가운데 노인인구 비중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2060년 한국인 10명 중 4명꼴인 41%가 65세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2015년의 13%에서 30%포인트가까이 급등한 수준이다. 반면 올 상반기 출산율은 전년 대비 12% 감소했다. 지난해 출생아는 40만6000명으로 1981년의 86만7000명에서 절반 이상 줄었다.
FT는 "이는 한국에 국한되지 않고 특히 유럽 등에서도 겪고 있는 인구학적 변화"라면서도 "이 같은 인구문제가 국가경제에 막대한 도전을 안겨줬다"고 지적했다. 이어 "베이비 붐 세대가 노인이 돼 일하는 것을 멈추는 2030년 이후 젊은이들의 부양부담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많은 노인들이 자신의 자녀로부터 지원을 받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정부는 2021년까지 기초연금을 월 30만원으로 올린다는 방침이다. FT는 "정부가 지원해주길 바라지만, 기대를 포기했다"는 폐지수집노인 오씨의 말로 기사를 끝맺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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