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우리 사회가 말하는 ‘진짜’는 무엇인가…포스트모던 리얼展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한운성_욕심 많은 거인_75x56cm_석판화_1974(왼쪽) / 한운성_거인2_75x56cm_애쿼틴트_1981

한운성_욕심 많은 거인_75x56cm_석판화_1974(왼쪽) / 한운성_거인2_75x56cm_애쿼틴트_1981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포스트모더니즘은 1960년대 일어난 정치·경제·사회 모든 영역과 관련한 시대이념이자 문화운동이다. 과거 전체주의적 획일화에서 벗어나 개인의 가치에 더 비중을 두는 절차적 민주화를 추구한다. 식민지배, 분단, 전쟁, 빠른 경제성장을 겪으며 형성된 이분법적, 수직적 사고에는 새로운 변화가 필요했다.

20세기 전반 한국 미술은 인물화·정물화 중심의 이른바 아카데믹 사실주의 회화였으나 1960년대부터 시대 상황을 구체적으로 그리고자 하는 움직임이 일어나면서 포스트모더니즘이 태동했다. 1970~80년대에는 이론적·개념적 접근을 통한 미술 창작이 두드러졌는데, 물질을 그대로 작품에 끌어와 리얼(Real)함을 획득하고자 했다.
본격적인 변화는 1990년대 이후부터였다. 포스트모더니즘에서 말하는 리얼함은 그 기준에 시각적 닮음뿐 아니라, 주관적 변형까지 포함했다. 이전의 리얼리즘과는 차별화된다.

한국 사회 전반에 걸쳐 나타난 포스트모던 현상은 이전에 리얼함에 대한 개념에 전면적 수정을 요구했다. 이는 수직적 위계관계에 근거한 모더니즘을 반성한다. 과거에는 현실을 왜곡해 전달되는 가상의 세계가 거짓된 것이라는 인식이 있었지만, 이는 기술의 발달과 사고의 전환을 통해 수정될 수밖에 없었다.

한운성_판타지랜드_162.1x227.3cm_캔버스에 유채_2012

한운성_판타지랜드_162.1x227.3cm_캔버스에 유채_2012

원본보기 아이콘
한운성 작가는 한국 포스트모더니즘 미술의 흐름과 그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한운성은 1970년대 중반부터 1980년대 초반까지 코카콜라 시리즈를 시도했다. 납작하게 눌린 코카콜라로 미국 사회의 단면을 보여준다. 코카콜라는 당시 한국 거리의 소똥에 해당한다고 작가는 생각했다. 판화 프레스의 압력을 그대로 종이 위에 옮기는 제작방식은 작품의 물성으로 리얼리티를 보여준다. 이는 시각적 재현에 머물지 않고 대상의 본질을 보여주고자 한다.

하지만 2010년대 이루어진 회화작업은 조금 다르다. 사실적인 풍경이미지가 사실은 ‘얄팍한 표면’임을 폭로한다. 자의식을 드러내는 작업으로 현실과 비현실의 풍경 이미지를 혼재시켰다. 이는 포스트모던 회화의 개방성을 잘 보여준다.

지난 11일 1960~90년대 한국 현대미술의 흐름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포스트모던 리얼’전이 서울대학교 미술관에서 열렸다. 내달 28일까지 계속된다. 열아홉 명 작가들의 회화, 조각, 영상, 설치 등 총 50점이 마련됐다.

전시 작품들은 미술의 역사와 함께 해온 실재와 허구에 대한 철학·정치·이념적 질문을 던진다. 참여 작가들이 어떠한 방식으로 우리사회 리얼리티에 대응했는지 엿볼 수 있다. 전시는 포스트모더니즘 이후 한국 현대미술의 흐름을 1부 ‘리얼·재현·물질’과 2부 ‘포스트모던 리얼’로 나눠 보여준다.




김세영 기자 ksy1236@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6년 만에 솔로 데뷔…(여자)아이들 우기, 앨범 선주문 50만장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강릉 해안도로에 정체모를 빨간색 외제차…"여기서 사진 찍으라고?"

    #국내이슈

  • 美대학 ‘친팔 시위’ 격화…네타냐후 “반유대주의 폭동” "죽음이 아니라 자유 위한 것"…전신마비 변호사 페루서 첫 안락사 "푸바오 잘 지내요" 영상 또 공개…공식 데뷔 빨라지나

    #해외이슈

  • [포토] 정교한 3D 프린팅의 세계 [포토] '그날의 기억' [이미지 다이어리] 그곳에 목련이 필 줄 알았다.

    #포토PICK

  • 신형 GV70 내달 출시…부분변경 디자인 공개 제네시스, 中서 '고성능 G80 EV 콘셉트카' 세계 최초 공개 "쓰임새는 고객이 정한다" 현대차가 제시하는 미래 상용차 미리보니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