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포스트모더니즘은 1960년대 일어난 정치·경제·사회 모든 영역과 관련한 시대이념이자 문화운동이다. 과거 전체주의적 획일화에서 벗어나 개인의 가치에 더 비중을 두는 절차적 민주화를 추구한다. 식민지배, 분단, 전쟁, 빠른 경제성장을 겪으며 형성된 이분법적, 수직적 사고에는 새로운 변화가 필요했다.
20세기 전반 한국 미술은 인물화·정물화 중심의 이른바 아카데믹 사실주의 회화였으나 1960년대부터 시대 상황을 구체적으로 그리고자 하는 움직임이 일어나면서 포스트모더니즘이 태동했다. 1970~80년대에는 이론적·개념적 접근을 통한 미술 창작이 두드러졌는데, 물질을 그대로 작품에 끌어와 리얼(Real)함을 획득하고자 했다.
한국 사회 전반에 걸쳐 나타난 포스트모던 현상은 이전에 리얼함에 대한 개념에 전면적 수정을 요구했다. 이는 수직적 위계관계에 근거한 모더니즘을 반성한다. 과거에는 현실을 왜곡해 전달되는 가상의 세계가 거짓된 것이라는 인식이 있었지만, 이는 기술의 발달과 사고의 전환을 통해 수정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2010년대 이루어진 회화작업은 조금 다르다. 사실적인 풍경이미지가 사실은 ‘얄팍한 표면’임을 폭로한다. 자의식을 드러내는 작업으로 현실과 비현실의 풍경 이미지를 혼재시켰다. 이는 포스트모던 회화의 개방성을 잘 보여준다.
지난 11일 1960~90년대 한국 현대미술의 흐름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포스트모던 리얼’전이 서울대학교 미술관에서 열렸다. 내달 28일까지 계속된다. 열아홉 명 작가들의 회화, 조각, 영상, 설치 등 총 50점이 마련됐다.
전시 작품들은 미술의 역사와 함께 해온 실재와 허구에 대한 철학·정치·이념적 질문을 던진다. 참여 작가들이 어떠한 방식으로 우리사회 리얼리티에 대응했는지 엿볼 수 있다. 전시는 포스트모더니즘 이후 한국 현대미술의 흐름을 1부 ‘리얼·재현·물질’과 2부 ‘포스트모던 리얼’로 나눠 보여준다.
김세영 기자 ksy123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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