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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난정치]'정치사찰' 주장한 홍준표…잇따른 오발탄

최종수정 2017.10.10 11:15 기사입력 2017.10.10 11:05

與 "언급 않겠다"며 무대응 방침 밝혀…'통신조회=정치사찰' 치부하기엔 무리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문재인 정부의 정치사찰 의혹을 제기했지만 '오발탄'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언급할 필요가 없다"며 아예 대응하지 않기로 했다. 홍 대표 수행비서관에 대한 수사기관의 통신자료 조회는 적법한 절차를 거쳤다는 것이다.

홍 대표는 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군과 검찰, 경찰 등 국가기관 5곳에서 자신의 수행비서관의 휴대전화 통화 자료 등을 조회했다며 정치사찰 의혹을 폈다. 현 정부의 '적폐청산' 방침에 맞선 궁여지책으로 내놓은 카드지만 총 6건의 통신조회 중 4건은 박근혜 정권 시절이거나 탄핵 정국 때 이뤄진 것이어서 김이 샜다.

같은 당 이은권 의원은 문재인 정권에서 국가정보원 등 수사기관들이 열람한 개인 통신자료가 100만건에 이른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국가정보원, 검찰 등 수사기관이 통신자료를 열람하는 행태를 단순히 정치사찰로 치부하긴 힘들다. 이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한 이후 정권 과도기에도 수사기관의 통신조회는 계속됐다. 지난 1월에는 51만여건, 2월 64만여건, 3월 63만여건을 기록한 것이다.

홍 대표의 정치사찰 주장은 '찻잔 속 태풍'으로 그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김태년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10일 "홍 대표의 주장은 팩트 확인이 돼서 언급할 필요가 없는 사실이 됐다"면서 "홍 대표는 문재인 정부가 하는 모든 일에 몽니를 부리기보다는 제1야당 대표답게 품격 있는 비판과 국정 협력을 당부한다"고 타일렀다. 한국당의 정치 공세에 사실상 무대응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전날 민주당 측은 "적법한 절차 없이 불법적으로 개인 통신을 조회한 사실이 드러난다면 법적 책임을 지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대중 정권 시절에 벌어진 국정원 불법 도청 사건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당시 임동원ㆍ신건 전 국정원장이 도청에 공모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박근혜정부 때는 국회의원, 교수, 언론인 등에 대한 무차별적인 통신조회가 이뤄졌고, 2012년부터 3년간 정부 수사기관이 제출받은 통신자료가 8000만건 이상이라고 지금의 여당 의원들이 폭로하기도 했다.
한편 홍 대표의 '오발탄'은 이번만이 아니다. 그는 지난달 문 대통령이 유엔(UN) 총회 참석 차 미국 뉴욕 공항에 도착했을 때 환영객이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며 사실상 푸대접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청와대는 이에 대해 "외교 프로토콜에 대해 착각했거나 잘못 안 것 아닌가 싶다"며 "과거 정부에서도 유엔 총회 참석 시에는 미국 정부에서 영접객이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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