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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충제 계란 사태 한 달⑥]닭 수난시대…AI부터 계란까지 끝없는 논란

최종수정 2017.09.14 09:15 기사입력 2017.09.14 08:20

닭의 해, 정유년…닭들은 수난시대
AI로 4000만마리 가까운 가금류 살처분
살충제 계란 파문 온 나라 일파만파
닭 사육 방식 변화 필요하지만 가격 등이 문제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정유년, 닭의 해라고들 말하지만 정작 닭들은 한해 내내 손가락질의 대상이 됐다. 지난해 말부터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를 겪어 대규모로 살처분 당한 데 이어 올해 여름에는 살충제 계란 논란에 빠졌다. 닭값과 계란값은 천정부지로 올랐다 떨어지는 등 요동을 쳤다. 개나 고양이처럼 사람들의 사랑받지 못해도 서민의 보양식이자 간식, 하루에 고됨을 잊게 해주는 치느님이었던 닭은 올해 내내 수난을 겪었다.

◆최악의 AI = 지난해 11월 전남 일대 농가의 의심 신고 접수로부터 시작된 AI 파동은 장장 7개월에 걸쳐 온 나라를 강타했다. 살처분 당한 닭과 오리의 숫자가 4000만마리에 달한다는 주장이 나올 정도였다. 전국을 강타했던 AI는 호남, 충청, 강원, 경기, 영남을 거쳐 사상 처음으로 제주까지 감염시켰다.

정부는 AI의 발생원인으로 철새의 이동을 꼽고 있다. 그동안 겨울에 기승을 부리다 여름에 사라지는 패턴이 반복되면서 철새가 AI가 원인으로 꼽히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여름에도 AI가 발생함에 따라 철새 등 외부요인이 없더라도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AI가 상시로 발생할 수 있는 환경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AI가 발생할 때 정부의 대응은 통상 살처분과 이동통제, 차단 방역하는 식의 사후적 대응에 집중됐다. 이 때문에 보다 근본적인 예방 치료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를 위해 무허가 축사 등을 철거하고 철새 도래지 주변 농장 등을 이전하는 방안 등이 대책으로 거론되지만 지역 표심을 우려한 정치권과 가금류 농장주들의 반대하는 상황이다.

올해 겨울 역시 AI가 국내를 습격할 가능성도 배제 못 하는 상황이다.

◆살충제 계란 논란 = 유럽에서 유통되는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 피프로닐이 검출됐다는 소식이 알려진 뒤 불과 일주일. 지난달 14일 국내 달걀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되자 온 나라가 살충제 공포에 빠졌다. 부적합 판정을 받은 농장은 갈수록 늘어났고 먹거리에 대한 신뢰는 사라졌다.
살충제 계란 전수조사(사진=연합뉴스)

급기야 산란계 농장에서 '디클로로디페닐트라클로로에탄(DDT)'까지 추가로 발견되면서 논란은 일파만파가 됐다. 이 과정에서 정부는 부적합 농가와 난각코드 등에 대해 오락가락한 발표를 쏟아내며 혼란을 부채질했다.

소비자들은 안전한 계란을 찾아서 난각코드를 살피고 살펴야 했으며, 발품을 팔아가며 계란을 구해야 했다.
(사진=연합뉴스)

◆A4케이지에 갇힌 닭 = 닭이 이처럼 논란의 대상이 된 이면에는 A4 한 장 크기도 안 되는 케이지에 가둬 키우는 밀집 사육의 원인이라는 지적이 많다. 가령 풀어 키우는 닭들의 경우 살충제를 써서 진드기를 쫓을 필요도 없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밀집식 사육의 경우 전염병 등에 취약할 뿐 아니라 새로운 변종 전염병이 탄생할 수 있는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는 지적도 많다. 이 때문에 현재의 사육 방식에 대해서는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닭을 푸른 초원이 풀어 키울 수 현실적 조건이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홍길 국립축산과학원 가금연구소장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한국의 산란계가 7000만수 가량 된다"면서 "산란계 전체를 푸른 초원에 키우는 것은 불가능한 데다, 설령 그게 된다 하더라도 살충제 계란 가격이 개당 700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 소장은 닭을 풀어키우는 방사형이나 개방형 케이지 등을 제안했다. 다만 그는 "계란을 더 많은 돈을 주고 사 먹는 비율이 높아지면 생산도 자연적으로 따라갈 것"이라며 "이런 방향으로 정부가 유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가격 인상 등을 감내하는 방향으로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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