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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라이트]더이상 '신데렐라'가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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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수현 "여전사, 예지자, 마법서커스단 배우...더 즐기고 싶다"

배우 수현[사진=아시아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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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 통해 할리우드 눈도장…'다크타워'서 비중 있는 조연 부상
드라마·영화 등 종횡무진 활약…'신비한 동물사전2' 런던서 촬영
다양한 배역 표현의 범위 넓어져…매니저 없이 국내외 넘나들며 강행군
작품 속 개성 표현 중요성 실감…"다양한 나라서 활발한 활동하고파"


[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더 이상 마블스튜디오의 신데렐라가 아니다. 주체적이고 강인한 매력으로 당당히 할리우드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영화 '다크타워: 희망의 탑'에서 마지막 예지자 아라 캠피그넌을 연기한 배우 수현(32)이다. 단역에서 비중 있는 조연으로 부상했다. 매니저도 없이 혹독한 일정을 치러 얻어낸 성과다.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으로 눈도장을 찍은 뒤 두 작품을 병행하는 등 강행군을 거듭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마르코 폴로'에서 몽골의 공주이자 여전사 쿠툴룬을 그렸고, 드레이크 도리머스 감독(34)의 영화 '이퀄스'에서 안내원 음성을 녹음했다. 다크타워: 희망의 탑과 드라마 '몬스터'의 촬영이 동시에 진행돼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서울을 여러 번 오고가기도 했다. 현재 런던에서 데이빗 예이츠 감독(54)의 '신비한 동물사전2'를 촬영한다. '해리포터'의 작가 조앤 K. 롤링(52)이 각본을 맡은 작품으로, 에디 레드메인(35)ㆍ조니 뎁(54)ㆍ주드 로(45)ㆍ캐서린 워터스턴(37) 등 할리우드 스타들이 대거 출연한다. 마법 서커스단의 미녀 연기자를 맡은 수현은 서면 인터뷰에서 "더 혹독해져도 할 수 있다. 일이 많으면 행복하다"며 웃었다. "연기가 재미있다. 다양한 배역을 그리면서 표현의 범위가 넓어지는 것 같아 뿌듯하다"면서 "국경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나라에서 활발하게 배우활동을 이어가고 싶다"고 했다.
-다크타워의 아라 캠피그넌으로 어떻게 낙점될 수 있었나.
"오디션 테이프를 제출했다. 지금까지 받은 대본 중에서 가장 빨리 외워져 수월하게 찍을 수 있었다. '반지의 제왕' 시리즈에 등장하는 갈라드리엘(케이트 블란쳇)처럼 신비한 요정을 상상하고 한 연기를 니콜라이 아르셀 감독(45)이 흡족해했다. 다음 오디션 절차 없이 확답을 얻었다."

영화 '다크타워: 희망의 탑' 스틸 컷

영화 '다크타워: 희망의 탑' 스틸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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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역의 헤어스타일이 독특하다. 갈색 빛깔도 그렇지만, 이마를 드러내면서 왼쪽 머리만 뒤로 넘겼다.
"할리우드의 헤어메이크업 전문가들은 늘 생각지도 못한 스타일을 시도한다. 인종에 대한 고정관념이 없고, 상상력이 풍부하다. 머리 색깔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강한 햇살을 받아 조금 탈색된 듯하다. 미국 식민지 시대의 느낌이 필요해서 헝클어진 듯한 머리카락을 자연스럽게 양쪽으로 땋았다. 너무 쉽고 간단해서 조금 불안했는데, 자연스럽게 배역의 느낌이 부각됐다고 본다."

-캠피그넌은 시종일관 나긋나긋 미소를 지으며 차분하게 말한다.
"대본만 봤을 때는 타로점쟁이처럼 어둡고 날카로운 성격의 소유자라고 생각했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니 '샤인'으로 불리는 강한 힘이 선이자 순수함이었다. 아르셀 감독도 '빛과 소금 같은 존재'라고 했다. 그런 빛을 내면서 세월을 뛰어넘는 탁월한 지혜를 보여주고 싶었다."
-마르코 폴로에서 쿠툴룬이 남성들 틈에서 성장한 독립적인 여전사라면, 캠피그넌은 쓰러져가는 마을을 차분하게 일으켜 세우는 희망적인 존재다. 여성의 강인함을 나타내는 다른 방식에 흥미를 느꼈을 것 같다.
"쿠툴룬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강한 인물이라서 표현하기가 쉽지 않았다. 캠피그넌은 조용히 리더십을 발휘하는 보기 드문 배역이라서 색다른 재미가 있었다. 조금 더 강하게 표현했다면 눈에 확 띌 수 있었겠지만, 잔잔하고 자연스러운 느낌이 더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아르셀 감독도 촬영하면서 힘을 빼라고 자주 주문했다."

영화 '다크타워: 희망의 탑' 스틸 컷

영화 '다크타워: 희망의 탑' 스틸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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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적이고 강인한 여성 배역을 선호하는 듯하다.
"어렸을 때부터 여성 리더들에게 관심이 많았다. 부모님과 학교에서 페미니즘 교육을 받기도 했고. 미국 미디어나 교육에서 파워풀한 여성을 많이 접해서 나 역시 페미니스트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당연히 강인한 여성을 연기할 수 있어 기쁘다. 외국 영화에서는 여성 배역들이 외모적인 느낌에 관계없이 전반적으로 강하고 주체적인 코드를 하나쯤 가지고 있다. 그런 모습이 여성스러움과 어우러져 배역이 틀에 박히거나 지루하지 않은 듯하다."

-국내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이런 배역이 흔하지 않다.
"강인한 여성 배역은 많은데, 외모적인 느낌과 연결해서 해석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접근하기가 조심스럽다. 여전히 여성미의 기준이 가녀리고 소녀 같은 느낌이라서 그런 게 아닐까 싶다. 액션 없이도 강인함을 표현할 수 있는 배역이라면 얼마든지 도전하고 싶다."

-다크타워까지 촬영을 두 작품 이상 병행해왔다.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서울을 오고가는 일정은 정말 힘들었다. 서울에서 밤샘 촬영을 마치자마자 부모님이 싸주신 가방을 들고 곧장 공항으로 향했다. 이동하는 24시간 동안 대사를 외우고, 내리자마자 촬영에 투입됐다. 고된 일정이지만, 그만큼 즐거움이 크다. 그래서인지 두 가지 일을 동시에 맡길 내심 기대한다. 건강에는 확실히 좋지 않다. 면역력이 떨어져 이런저런 희귀증상으로 한동안 고생했다."

영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스틸 컷

영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스틸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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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디션 조절도 그렇지만 연기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은데.
"그래도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는 치료받는 느낌이 있었다. 할리우드 촬영장은 주말에 쉰다. 그 덕에 아름다운 자연경관도 보고, 맛있는 와인과 신선한 해산물도 맛볼 수 있었다. 대본도 차분히 읽어볼 수 있었고."

-언어가 다르면 억양, 동작, 표정 등 표현하는 방식도 판이해진다. 한국어와 영어 연기 가운데 무엇이 편하나.
"뭘 하든 백인과는 다르겠지만, 표현이나 이해에 있어서 영어로 연기할 때가 조금 더 자유롭다. 물론 한국어 연기도 재미있다. 유년기를 외국에서 보내서 동서양의 문화를 모두 익힐 수 있었던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작품에 또 출연할지 여부를 궁금해 한다.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서 맡은 닥터 조가 만화에 등장하는 '아마데우스 조'의 어머니라는 말도 있는데.
"주위에서도 많은 분들이 아직까지 닥터 조를 이야기한다. 너무 기쁜 일이다. 마블스튜디오는 만화책의 내용과 거의 맞아떨어지게 캐스팅한다. 다른 한국인과 함께 후속 영화에 등장한다면 나 역시 흥미로울 것 같다. 안 그래도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 출연한 베네딕 웡(47)과 최근 비슷한 이야기를 나눴다. 마르코폴로에 함께 출연하며 친해진 아시안계 영국배우인데, 닥터조도 나와야 하는 것이 아니냐며 서로 웃었다."

배우 수현[사진=아시아경제 DB]

배우 수현[사진=아시아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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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와 해외활동을 병행하면서 많은 점들이 바뀌었을 것 같다.
"국내에서는 다소 과장된 표현을 많이 요구한다. 할리우드에서는 늘 덜어내라고 주문하고. 상반된 연출을 경험하면서 표현의 깊이가 넓어진 것 같다. 특히 할리우드 작품에 출연하면서 개성을 표현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실감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한국인이기 때문에 특별하고, 국내에서는 조금 다른 스타일의 배우라서 강점이 있다고 본다. 그걸 잘 기억해서 각 무대에 맞는 연기를 보여주고 싶다. 인간적으로는 조금 더 독립적이고 주체적으로 변한 듯하다. 매니저 없이 일하며 모든 일을 책임지면서 더 그렇게 됐다. 누군가에게 뭔가를 기대하거나 필요 이상으로 남을 의식하려던 습관에서 해방됐다. 앞으로도 열심히 인생을 즐기며 살고 싶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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