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더 노어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1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내셔널프레스 빌딩에서 외신기자 회견을 열어 오는 21일부터 시작하는 한미 연합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과 관련해 "이런 군사훈련은 전 세계 어디서나 하고 있다"면서 "(UFG 훈련은) 계획대로 실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노어트 대변인의 이 같은 언급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이 중재안으로 제시해 온 '쌍중단(雙中斷ㆍ북한 핵 및 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군사훈련 동시 중단)' 주장을 일축한 것이다.
북한 역시 한미 연합군사훈련의 취소를 핵 관련 협상의 단골 전제조건으로 제시해 왔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도 지난 15일 괌 포위 사격 방안에 대한 전략군사령관의 보고를 받은 뒤 "비참한 운명의 분초를 다투는 고달픈 시간을 보내고 있는 미국놈들의 행태를 좀 더 지켜볼 것"이라며 다음 주부터 진행되는 UFG 훈련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신문에 따르면 워싱턴의 싱크탱크인 아메리칸프로그레스센터의 애덤 마운트 선임연구원은 한미 연합군사훈련의 축소가 북한을 대화로 끌어내기 위한 중요한 제스처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노어트 대변인은 이 같은 주장을 일축하면서 북한과의 대화 조건으로 핵 실험ㆍ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중단 등을 제시했다. 그는 "미국은 기꺼이 북한과 자리에 앉아서 대화를 나눌 것이나 우리는 아직 '그 지점' 근처에 있지 않다"면서 "북한은 핵 실험 및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와 함께 역내를 불안정하게 하는 행위를 중단하는 성실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어트 대변인은 이어 "주변국인 한국과 일본만큼 북핵 위협을 잘 아는 나라는 없으며 미국은 두 동맹국의 우려를 공유하고 있다"면서 "핵으로 무장한 북한이 설 곳은 어디에도 없다"고 강조했다.
렉스 틸러슨 국무부 장관은 역시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과의 대화에 도달하는 방법은 김정은에게 달려있다"며 북한의 태도 변화를 선행 조건으로 강조했다.
뉴욕 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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