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서울 마포구 이한열기념관에서 열린 육군 22사단 구타, 가혹행위 자살사건 긴급 기자회견에서 군인권센터 임태훈 소장이 가해자 즉각 구속, 처벌 등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19일 선임병의 구타와 가혹행위에 시달리고 있다고 고충을 상담했던 육군 제22사단 소속 병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했다. 제22사단은 소속 병사가 자살한 사건은 지난 1월에 이어 올해만 두 번째다.
센터는 A일병이 지난 14일 부대 내 면담을 통해 선임병들로부터 구타 등 가혹행위를 당하고 있다고 알렸지만, 부대 측이 K일병이 숨지기 하루 전 ‘배려 병사’로 지정하는 데 그쳤고 가해 병사들과의 분리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당시 A일병은 훈련 중 부상으로 앞니가 빠진 상태였는데 이를 두고 선임병들이 "강냉이 하나 더 뽑히고 싶으냐" 등 폭언을 일삼았다고 센터 측은 설명했다. 멱살을 잡히거나 욕설을 듣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또 A일병의 지갑 속 메모에는 "엄마 미안해. 앞으로 살면서 무엇 하나 이겨낼 자신이 없어. 매일 눈을 뜨는데 괴롭고 매 순간 모든 게 끝나길 바랄 뿐이야. 편히 쉬고 싶어"라는 글이 적혀 있었다.
센터는 "A일병은 지난 14일 부대 내 고충 상담에서 선임병으로부터 구타와 가혹 행위를 당했다는 사실을 이미 보고한 상태였다"며 "이후 '배려병사'로 지정돼 GOP 투입 근무에서 배제됐으나 가해 병사들과 분리되지는 않았다고 지적했다.
제22사단은 지난 1월 얼굴에 구타흔을 가진 B일병이 휴가 복귀 직후 자살하는 사고가 발생한 곳이다. 당시 유가족은 B일병의 얼굴에 2.5∼4.5㎝ 크기의 상처 6개가 발견됐으며, 이에 따라 유가족들은 가혹 행위가 있었을 것이라고 가능성을 제기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지난 사건들로부터 아무런 반성도 교훈도 얻지 못한 것"이라며 "이번 A일병 사망 사건은 막을 수 있었던 사고다. 피해 사실을 신고했음에도 피해자가 택할 길이 죽음밖에 없는 상황을 부대가 조성한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아시아경제 티잼 최형진 기자 rpg45665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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