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사 통해 관광객 현혹" vs "웜비어 사건은 이례적"
지난해 非중국인 북한 여행객 4000명, 관련 여행사 20~30개
CNN "웜비어 사망 사건이 북한 여행에 어떤 영향 미칠지 불투명"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북한에 17개월 간 억류됐다 식물인간 상태로 돌아온 오토 웜비어(22)가 결국 사망하면서 미국을 비롯한 외국인들의 북한 여행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고 20일(현지시간) CNN방송이 보도했다.
이 여행사의 트로이 콜링스 북한 여행 매니저는 미국인들에 대한 북한 방문 제한 조치가 불가피한 상황임을 인식하면서도 여행사가 김정은 정권의 선전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부인했다.
콜링스는 "지난 10년간 8000명이 넘는 관광객이 (북한을) 안전하게 방문했고 이번과 같은 사례는 유일무이하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또 여행사가 관광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사실과 다른 내용을 광고하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CNN은 웜비어 사망 사건이 앞으로 외국인 관광객들의 북한 여행과 관련 업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CNN은 북한을 방문했던 한 여성이 "(북한은) 영화 세트 같은 곳"이라고 말한 것을 예로 들며 많은 사람들이 값싸고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는 북한에 여전히 매력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해 1년동안 북한을 방문한 외국인은 중국인을 제외하고 4000명이 넘는다. '미지의 국가'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는 북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중국에 기반을 둔 관련 여행사도 20~30개로 추정되고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CNN은 또 이같은 현상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와 긴장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전개된 것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관광객 대부분이 북한에서 열리는 주요 행사를 보거나 평양 마라톤에 참여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북한을 찾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를 둘러싼 우려와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한편 미국 정부는 귀환 엿새만에 사망한 웜비어 사건에 강경대응 방침을 분명히하며 대북제재 강화와 북한 여행 통제를 예고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웜비어 사망이 의회 또는 트럼프 행정부에 미국인의 북한 여행을 제한하거나 금지할 것을 압박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미 의회에서는 관광 목적의 북한 여행을 전면 금지하고 그 이외 방문객에 대해서는 정부의 사전허가를 받도록 하는 내용의 '북한여행통제법'이 지난달 발의된 상태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도 지난 14일 하원 외교위에서 "북한에 일종의 여행비자 제한 조치를 취할지를 검토해왔다"며 "아직 최종 결론은 나지 않았지만 계속 고려하는 중"이라고 언급한 상황이어서 이번 사태로 북한 여행에 대한 통제가 급물살을 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