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임원 담당 등 직책은 유지
수평적·성과중심 문화 전환
LGU+ 등 다른 계열사로 확대
[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LG그룹이 직급 체계를 기존 5단계에서 2단계로 간소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삼성에 이어 LG까지 직급 파괴에 나서면서 재계에 수평적 조직 문화가 확산될지 주목된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7월 직급 제도 개선안을 공개한 이후 그동안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지난 3일부터 시작했다. LG유플러스도 이달 중 의견 수렴을 통해 5월부터 적용키로 했다. 새 직급 제도에 따르면 입사 2년 후에는 선임으로 승진되며 평균 4년이 지나면 책임으로 직급이 올라간다. 지금의 대리는 선임으로 전환되며 과장, 차장, 부장은 모두 책임으로 통합된다. 팀장, 임원 담당 등의 직책은 그대로 유지된다.
두 계열사의 직급 개편안이 성공적으로 안착될 경우 LG전자, LG화학 등 다른 계열사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관계자는 "아직 직급 제도 개편에 대해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LG디스플레이나 LG유플러스의 사례를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 SK에 이어 LG도 직급 파괴에 나서면서 수평적 조직문화가 재계 전반으로 확산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원1(고졸)ㆍ사원2(전문대졸)ㆍ사원3(대졸)→대리→과장→차장→부장 등 7단계 직급이 사라지고 그 대신에 개인의 직무역량 발전 정도를 나타내는 CL(Career Level) 1∼4 체제로 바뀌었다. 삼성그룹 다른 계열사들도 삼성전자와 유사한 직급 개편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은 지난해 8월 현행 5단계인 직급 체계를 2단계로 개편했다. SK텔레콤은 2006년 기존 사원, 대리, 과장, 차장, 부장 등 5단계로 구성된 직위 체계를 팀장과 매니저로 단일화한 바 있다. 하지만 보수 체계는 기존 5단계를 그대로 유지해왔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10년부터 차장ㆍ부장 등의 직급을 선임ㆍ책임ㆍ수석 등으로 단순화했다. 승진연한을 폐지하고 마일리지 제도를 도입해 누적 점수에 따라 책임이나 수석으로 진급할 수 있도록 했다.
직급을 단순화하면 기존 연공서열 중심의 조직문화가 수평적이고 성과 중심적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다른 기업으로도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입사 연도보다는 업무 성과로 평가받는 조직 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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