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정치계와 재계에 따르면 재벌 때리기에는 여야 후보가 따로 없다. 특히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첫 공약으로 '4대 재벌 개혁'을 내세우며 재벌 때리기 선봉에 서 있다. 노동자추천이사제, 대표소송제 등 기업 견제수단을 마련하는가 하면, 금산분리 강화를 통해 제2금융권과의 고리도 끊어버린다는 계획이다.
국민의당 대선주자인 안철수 전 대표는 이들과 반대로 공정거래위원회의 독립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대표소송제나 감사위원 분리선출, 비리기업인 사면 철폐 등 재벌개혁을 외친다는 점에서는 비슷하다. 바른정당 주자인 유승민 의원은 여당 출신이지만 재벌총수 일감 몰아주기 방지를 전면에 내세웠다.
연내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이 확실시되면서, 표심 공략을 위해 가계부채 공약도 속속 나오고 있다. 하지만 너도나도 '빚 탕감' 목소리를 높이며 '포퓰리즘' 논란도 커지고 있다.
중소기업 부문에서는 이견 없이 '중소기업부' 신설이 핵심이다. 뚜렷한 안을 내놓지 않은 안 지사를 제외하면 모두가 이름은 다르지만 중소기업부 신설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청'에서 '부'로 승격시킴으로서 정책마련에 힘을 실어주고 중소기업 위상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공정위의 전속고발권폐지 공약과 맞물려 기업간 갈등의 골은 깊어질 전망이다.
미국 신정부의 보호무역 강화로 미래 통상정책이 중요해졌지만, 눈에 띄는 공약을 내놓은 후보는 아직 없다. 안 전 대표가 '한국판 USTR(미국 무역대표부)'인 대통령 직속 통상정책위원회를 만들자며 적극적 입장을 내비쳤고, 문 전 대표는 '개방형 통상국가'를 유지하자는 데 동의한 정도다.
재계 관계자는 "박근혜 정부의 모든 경제정책의 그림자까지 지우겠다는 대선후보들의 태도 때문에 불확실성이 더욱 깊어져 투자에 적극 나설 분위기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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