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2011년 해운업황이 얼어붙고 경쟁이 심화하면서 사세가 기울기 시작했다.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서 대한항공이 긴급자금을 투입했지만 살아나지 못했고, 2014년 4월 한진그룹의 자회사로 편입됐다. 조양호 한진그룹회장의 지원에도 업황 부진이 이어지면서 위기를 극복하지 못했다. 부채는 5조6000억원까지 불어났고 기업회생절차로 이어졌다. 결국 한진호는 회생하지 못한 채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상장 첫날 1만9317원(수정주가)으로 출발한 주가는 정리매매 마지막 날인 6일 오전 9시30분 현재 25원까지 폭락한 상태다. 상장 첫날 주가와 비교하면 99.9% 떨어진 셈이다.
한진해운 주가는 중국 시장 부상, 해운업 호황 등에 힘입어 2011년 1월 7일 3만8694원으로 정점을 찍으며 1년 만에 90% 넘게 올랐다. 하지만 한진해운의 마지막 고점이었다. 이후 주가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한진해운 주식에는 개미와 외국인 작전세력이 몰렸고, 주가는 회생 기대감과 청산 불안감이 반복되며 330~1600원 사이에서 롤러코스터를 탔다. 지난해 말 주가는 330원대로 곤두박질쳤다.
파산이 예고됐던 한진해운에 타격을 입은 건 개미들이었다. 전날 한진해운의 거래가 정지되기 직전까지 개인은 178만주, 약 20억원치 주식을 순매수했고, 외국인은 180만8565주를 팔았다.
국내 1위 해운사 주식의 마지막 모습은 처참했다. 지난달 2일 서울지방법원은 한진해운에 대한 회생절차를 폐지하기로 하고 17일 파산선고를 내렸다. 거래 정지일(2일) 종가 780원이었던 한진해운 주가는 정리매매 기간에 20원대로 폭락했다. 한진해운 주식은 이제 휴지 조각이 된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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