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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약의 역설' 20년전 일본과 판박이

최종수정 2017.02.24 11:10 기사입력 2017.02.24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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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한 경제상황…'돈 안쓰고 은행에 저축한다'
개인소비 부진이 가장 큰 문제…가계부채·고령화도 심각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경기회복의 최대 걸림돌은 개인소비의 부진이다. 설비투자는 호조를 보였으나 개인소비는 부진이 계속되는 양극화 현상을 보여 경기회복은 완만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2017년 한국의 경제상황에 대한 진단이 아니다. 17년 전인 2000년 일본기획청이 낸 '경제미니백서'에 실린 내용이다. 1990년대 초반 주식ㆍ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경제성장률 둔화가 시작된 일본은 1997년 금융위기로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섰다. 최근 들어 경기회복의 기미가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1%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지금 우리나라 경제상황이 당시 일본과 꼭 닮았다. 한국은행은 23일 발표한 이달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국내경제는 소비 부진으로 내수회복세가 미약했으나 수출이 개선되면서 완만한 성장률 이어간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개인들의 소비부진이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는 원인 중 하나로 보고 있는 셈이다. 한은과 더불어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소비심리 위축이 지속되는 가운데 민간소비 증가세도 점차 둔화되고 있다"고 한 바 있다.

'절약의 역설'은 20년의 격차를 두고 한국과 일본을 관통하고 있다. 개인은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돈을 쓰지 않고 저축을 하고 있지만 이는 수요위축으로 이어져 장기저성장을 유발한다는 이론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가계저축률 2015년 8%대로 뛰어올라 가입국 중 다섯 번째로 높다. 지난해 저축률(추정)은 8.82%로 2012년(3.9%)의 두 배 넘게 뛰었다. 한은이 집계하는 민간의 연간저축률도 2015년 35.4%로 2006년(32.9%)보다 2.5%포인트 올랐다.
윤석헌 서울대 객원교수는 "금리가 굉장히 낮은 상황에서도 경기가 안 좋고 미래가 불확실해 돈을 쌓아두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며 "소비가 살아나야 소득창출, 경기회복에도 도움이 될 텐데 현 상황에선 악순환만 지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고공행진하는 가계부채와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는 우리나라의 경제전망을 한층 어둡게 하는 요인이다. 일본의 장기불황의 원인도 부채로 인한 디플레이션이었지만 절대적인 규모와 증가속도의 측면에선 우리나라가 더 심각하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가계부채 잔액은 1344조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또 한국의 전체 인구 중 생산 가능 인구의 비중(IMF)은 지난해 66.5%를 찍은 후 향후 20년 이내 56%까지 추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계 빚을 갚고 노후를 대비해야 하는 상황은 결국 소비감소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한은의 '2016년 4분기중 가계신용(잠정)'을 바탕으로 한 가구당 연간 이자부담액은 연간 50조원을 넘어선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경상수지 흑자 구조적 요인을 언급하면서 "고령화가 진전될수록 저축률이 높아진다"고 했다.

정부는 전날 내수활성화 방안을 내놨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랭하다. 배현기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은 "소비를 적극적으로 하려면 향후 내 소득에 변동성이 없다는 확신이 있어야 하는데 소비에만 초점을 맞춘 대책으로는 어렵다"며 "적극적인 재정정책 등 소득과 지출을 함께 늘리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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