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 자유한국당의 보이콧 선언으로 국회 상임위원회 전체회의가 파행을 맞이한 가운데 야당 미래창조방송통신위원회(미방위) 의원들이 신상진 미방위원장의 사퇴를 주장했다.
이들은 "20대 국회 개원 이후 미방위의 거듭되는 파행의 중심에는 신상진 위원장이 있었다"며 "상임위원장으로서 위원회를 원만히 운영하기는 커녕 스스로 국회법을 부정해 상임위의 기능을 마비시켰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방송통신위원회와 원자력안전위원회 업무보고를 위한 국회 미방위 전체회의가 자유한국당의 보이콧 선언에 따른 신상진 위원장의 취소 통보로 열리지도 못했다. 이번 업무보고에서는 월성원전 연장을 강행한 정부에 대해 법원이 패소 판결을 내렸고, MBC 사장 선임 절차가 강행되는 등 주요 현안이 논의 돼야 했다.
특히 언론장악방지법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초미의 관심 법안이다.
공영방송 이사회를 여야 7 대 6 구조로 바꾸고 사장 선임에 대해서는 전체 이사 중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도록 하는 특별다수제를 도입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이 법안이 가결되면 어느 정파도 자기 마음대로 사장을 뽑을 수 없게 된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의 법안심사 거부와 회피로 정상적인 심사가 이뤄지지 않아, 야당 미방위원 14인은 지난달 20일 언론장악방지법에 대한 안건조정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요구했다.
안건조정위에 회부된 법안은 구성일로부터 90일 이내에 재적 조정위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안건을 의결할 수 있다. 안건조정위는 '여야 동수'로 구성된 법안심사소위에 비해 6명의 의원 중 제1교섭단체인 더불어민주당이 3명을 차지하고, 나머지 3명은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정의당, 무소속 위원 중에서 결정된다.
상황이 불리해진 자유한국당은 한 달 지나도록 위원을 추천조차 하지 않고 있다. 이에 야당 미방위원들은 신 위원장에게 자유한국당이 안건조정위원을 선임할 의사가 있는지 확인하고, 위원선임을 회피할 때 국회법에 따라 나머지 교섭단체 위원으로 안건조정위원회 선임을 마무리 지어 달라고 요구했다.
야당 미방위원들은 "신 위원장은 야당 위원들의 요구에 대해 모르쇠 일관하고 있다"며 "활동기한 90일을 염두하고 고의적 시간끌기에 나선 자유한국당에 동조하는 행위로, 자유한국당 간사의 결재를 받아 행동하는 하수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신 위원장은 상임위를 이끌어갈 권위와 도덕성을 상실한 만큼, 우리는 신 위원장을 인정할 수 없다"며 "신 위원장이 국회의원으로서 책임과 약식을 갖고 있다면 지금 당장 자리서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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