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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트럼프 '이재명 현상'…외신들 주목1호 '잠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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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 화법·강경발언 등 '아웃사이더&포퓰리즘 판박이'…기득권에 환멸 느낀 민심, 빨라진 대선 길목에 치솟는 지지율

이재명 성남시장(그림=오성수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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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최근 미국과 일본 등 외신들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한국 정치인으로 이재명 성남시장이 꼽히고 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기성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면서 한국에서도 아웃사이더(outsider) 돌풍이 커지고 있으며, 이 시장이 그 중심에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지난달 24일 최근 여론조사에서 이 시장이 유력 대선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전 세계적인 포퓰리즘(populism) 바람이 한국에도 퍼지고 있으며 이러한 민심을 타고 이재명 시장이 '한국의 트럼프'로 부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언론 스푸트니크 통신과 일본의 니혼게이자이신문도 이 시장의 강경하고 거침없는 언행과 기성 정치권과의 거리감을 트럼프와 유사한 점으로 꼽았다.
국내에서도 이 시장에 대한 높은 지지세를 '이재명 현상'이라 부르며 주목하고 있다. 기성 정치에 실망한 대중이 이 시장의 거친 화법에 호응해 나타난 현상이란 분석이다. 이 시장은 박 대통령의 퇴진 후 구속 처벌을 주장하는 등 강경한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의 '막말'이 선명하고 투명한 정치인이란 이미지를 만드는데 일조한 것과 같이 이 시장의 강경발언이 국내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는 것.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11월 정기조사에서 차기대통령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이 시장에 대한 지지율은 17.2%로 나타나 반기문 유엔(UN)사무총장(15.2%)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며 2위를 차지했다. 1위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23.8%)였다. 이 조사는 박 대통령 3차 담화 발표 다음날인 30일 오전 전국 성인 휴대전화가입자 1091명을 대상으로 임의걸기(RDD) 방식으로 진행했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p, 응답률은 15.9%다.

이재명 성남시장이 지난달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올린 '미국 경제주간지 블룸버그 기사' 글(사진= 이재명 성남시장 페이스북 캡쳐)

이재명 성남시장이 지난달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올린 '미국 경제주간지 블룸버그 기사' 글(사진= 이재명 성남시장 페이스북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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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사이더로서의 신선함: 이 시장의 가장 큰 강점은 무엇보다 기성 정치권에 찌들지 않은 아웃사이더로서의 신선한 이미지다. 이 시장은 경북 안동 출신으로 지역 연고를 통해 정치권에 입성한 것도 아니고 정계와 관료의 주요 자리를 두루 거치며 엘리트 코스를 밟고 올라온 정치인도 아니다.
이 시장은 가난한 집안사정으로 초등학교 졸업 이후 공장에서 일하면서 중·고등학교 과정을 검정고시를 통해 졸업했으며 사법고시에 합격한 이후에도 인권변호사로 활동하며 주류 정치권과 거리를 둔 삶을 살아왔다. 지난 2006년 당시 열린우리당에 입당하면서 본격적인 정치생활이 시작됐고 2010년 성남시장에 당선된 이후 시정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여의도 정치'와 거리가 먼 정치인으로 알려지면서 기성 정치권에 실망한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고 있다.

기성 정치인과 차별되는 거침없는 발언도 '이재명 현상'의 한 요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3일 6차 촛불집회에 참석한 이 시장은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새누리당이 박정희 향수를 이용해 집권하려고 만든, 생각도 없는 인형"이라면서 "우리의 손으로 끌어잡아 역사 속으로, 박정희의 유해 옆으로 보내주자"는 발언을 했다. 이 시장은 지난달 29일 촛불집회부터 계속 참석해왔다. 당시에도 "지금 당장 대한민국의 권한을 내려놓고 즉시 집으로 돌아가라"고 연설했다.

지난 4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기초자치단체장 협의회 간담회에서는 "우리나라 상황을 보니 뇌수가 사라져 신체가 마음대로 움직이는 좀비 상태가 된 것 같다"고 발언해 강한 인상을 남겼다. 탄핵정국에서 정치적 셈법에 익숙한 정치인들과 달리 적당히 타협하지 않고 탄핵이란 목표를 향해 돌진한다는 이미지가 심어지면서 인기를 얻고 있다.

◆탄핵정국 이후 확장성은 의문: 아웃사이더로서 주목받고 있는 이 시장 인기의 원동력은 주로 탄핵정국과 관련된 강경발언, 그리고 이로 인해 얻어진 선명성이다. 하지만 이러한 강경발언은 향후 '양날의 검'이 될 수도 있다. 그의 강경발언에 대한 보수층의 '안티'세력을 넘어서야하고 탄핵정국 이후 여론의 검증도 본격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4년 6.4 지방선거에서 성남시장 재선에 도전했을 때는 진보·보수 양쪽에서 모두 확장성을 가질 수 있을 것이란 평가도 나왔었다. 이 시장은 재선 때 55.1%의 득표율을 얻었고 초선 때보다 득표율이 3.9%포인트 더 올라갔다. 새누리당 강세 지역인 분당구에서도 득표율이 올랐었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장이 아닌 대선 후보로서, 자신의 고정 지지층과 별개로 야당지지자, 무당파 유권자들을 얼마나 끌어들여 확장시킬 수 있을지는 아직 의문이다.

민주당 내에서의 견제도 시작되고 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2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시장을 사이다, 자신을 고구마에 비유하며 "사이다는 금방 목이 마르는 데다 탄산음료가 밥은 아니다"라며 "그렇지만 고구마는 배가 든든하다"고 견제에 나섰다. 탄핵정국이후 여야 대권 후보들의 움직임에 따라 지지율이 크게 변동될 수 있다는 점도 앞으로 극복해야 할 한계점으로 지적받고 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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