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10개월, 그가 달라졌다
다단계 영업, 방통위 사실조사 거부 정면돌파
IoT 1위 굳히기, 내부 역량 다지기
글로벌 1위 경험, LGU+에 접목
[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이 달라졌다. LG디스플레이, LG화학을 거치면서 전 세계 1위 업체로 키워 낸 경험이 있던 그. 지난해 말 만년 3위인 LG유플러스에 처음 왔을 때 통신 시장을 두고 "땅 짚고 헤엄치기"라고 말하며 논란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통신시장에 발을 디딘지 10개월이 지난 지금 그의 눈빛에는 자신감이 엿보였다.
취임 10개월을 맞은 권 부회장은 지난 23일 서울 용산 LG유플러스 본사 대강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통신시장이) 땅 짚고 헤엄치기라고 생각했는데 땅을 짚으려 했는데 짚을 땅이 없더라"며 "지금은 정말 어렵고 중요한 사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권 부회장의 정면돌파 = 이번 간담회를 앞두고 통신업계의 모든 관심이 권 부회장의 입을 주목했다. 오는 26일부터 시작되는 국정감사에서도 LG유플러스의 다단계 영업 문제가 크게 다뤄질 전망이다. 권 부회장은 정면돌파를 택했다.
권 부회장은 "다단계는 공부를 해보니까 잘못하고 있는 점이 없지 않아 있다"며 "문제된 부분에 대해서 개선 방향을 찾고 있고, 충분히 개선한 뒤에 다단계를 계속할지는 그때 가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케이블 업체에 대한 M&A 계획도 조심스럽게 밝혔다. 권 부회장은 "현재 통합방송법이 제정 중에 있다. 그 법이 IPTV 사업자가 케이블 회사를 인수할 수 있는 법적 근거 마련된다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하며 "SK텔레콤은 이에 대한 절차를 잘못 밟았기 때문에 그런 결과를 얻었고, 우리는 통합방송법이 제정되면 정부와 충분한 논의를 한 뒤 추진할 것"이라고 말 했다.
◆사물인터넷 1위 굳히기 = 권 부회장은 LG유플러스의 핵심 사업으로 사물인터넷(IoT)을 소개하고, 미래 전략을 발표했다.
권 부회장은 "모바일 쪽에서는 3등이지만 IoT 분야는 확실한 1등을 달리고 있다"며 "LG유플러스에도 충분히 1등 DNA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고, 이를 통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회사 전체로 키울 것"이라 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경쟁사보다 빠르게 차세대 먹거리로 IoT 시장에 주목, 현재 43만 가구 가입자를 확보하면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내년까지 100만 가구 가입자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또 전국에 IoT 전용망으로 NB-IoT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내부 역량 다지고, 글로벌 진출 = 권 부회장은 모든 직원들이 즐겁게 회사를 다닐 수 있도록 '즐거운 직장' 팀을 만들었다. 즐거운 직장팀은 매월 두 번째, 세 번째 수요일에는 모든 임직원들에게 조기 퇴근을 하도록 하고, 직원들의 심신안정을 위해 명상실을 운영 중이다. 권 부회장도 직접 고객을 마주하는 구성원들과 메신저 채팅방을 통해 현장의 불만사항을 듣고 있다.
내부 역량을 쌓은 뒤에는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권 부회장은 지난 10년 간 해온 노하우와 인맥을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미국, 중국, 일본 등 해외 이동통신사와는 권 부회장이 직접 만나 파트너십을 강화했다.
이와 동시에 LG전자, LG디스플레이 등 LG그룹 내 중국, 일본 시장 전문가 및 M&A 전문가를 영입했다. 관련 인력을 연초 대비 2배 이상 보강했고, 중국에는 현지 사무소를 최근 개설했다. 또 미국 실리콘밸리, 이스라엘에서 활약 중인 인공지능(AI) 벤처회사에 대한 투자도 단행했다.
권 부회장은 "과거 10년간 하면서 글로벌 1등을 우리 멤버들과 이뤘기 때문에, 1등을 하고 싶은 열정은 누구보다 강하다"며 "수신제가치국평천하란 말이 있듯 내부 역량 확보한다면, 많은 해외 통신사들이 러브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아빠는 직장 잃을 위기에 놓였다…한국 삼킨 초저...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