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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으로 유통 판 흔든 한달…정용진의 '링거투혼'(종합)

최종수정 2016.03.21 10:52 기사입력 2016.03.21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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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이어 서비스 전쟁 촉발…전장 앞자리 지키는 정용진 부회장
SNS 통한 유머와 소통능력도 주목
내년이면 知天命…파격적 경영전략 '기대'

가격으로 유통 판 흔든 한달…정용진의 '링거투혼'(종합)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지난 주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인스타그램에는 '투병' 소식이 전해졌다. 몸살로 병원에서 링거액을 맞고 있는 사진과 함께 앞선 미국 출장길에서 들었던 강의를 되새기고 있다는 내용이다. 지난주 정 부회장은 현지 시장 조사와 경영전략 수업을 위해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버번 위스키 업체(버팔로 트레이스 증류소), 야구배트 공장(루이스빌 슬러거)을 찾거나 야구 배트를 힘차게 휘두르는 사진도 그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게재됐다. 지금은 잠시 휴식을 취하며 여독을 풀고 있는 모양이다.

공과 사를 넘나드는 정 부회장의 SNS 소통은 이미 업계에서 유명하다. 국내 재벌가(家)에서 쉽사리 보기 힘든 그의 위트까지 갖춰 팔로워들의 호응을 이끈다. 정 부회장은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같은 SNS를 통해 적극적으로 본인의 경영 스타일과 신제품을 내ㆍ외부에 어필한다. 해시태그(#)를 달아 아침밥을 '아팀'으로, 쌀국수를 '딸국뚜'로 귀엽게 표기하거나 자신의 사진을 올리고는 '그나마 목이 나온 사진'이라고 자조하는 식이다. 유머있고 개성 강한 멘트에 팔로워들은 환호한다. 마트나 식당에서 우연히 마주친 정 부회장과 인증샷을 찍은 사진을 SNS 상에서 발견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 그를 마주친 사람들의 평가는 대체로 우호적이다. 정 부회장이 기술적 적응력과 속도를 중요시하는 모바일 체제에 최적화 된 경영자라는 평가는 그래서 나온다.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매달 해외 출장을 소화하는 '활력'도 그의 장점이다. 개인 일정은 물론 비공식 출장도 SNS를 통해 가감없이 공유된다. 신세계그룹의 홍보실 조차 "우리도 SNS를 보고 나서야 어딘가에 방문했다는 사실을 안다"고 얘기할 정도다. 이번 미국 방문이나 투병(?) 소식도 마찬가지다.

튀는 행동만으로 그의 행보가 재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는 최근 유통업계의 판을 흔들만큼 공격적으로 시장경쟁에 나서고 있다. 특히 온라인 시장에서 급성장한 소셜커머스 업체 쿠팡을 정조준했다. 지난달 18일 정 부회장이 신호탄을 쏜 이래 쿠팡, 티몬, 위메프 등 소셜 3사와 경쟁 대형마트(롯데마트), G마켓 같은 오픈마켓은 1원 전쟁을 벌이고 있다. 업계가 실시간 조사팀까지 가동하며 가격을 비슷한 수준으로 맞추자, 전선은 배송의 영역으로 넓어졌다. 현재 이마트를 비롯한 일부 온라인 몰에서는 당일에도 배송해주는 빠른 서비스를 앞다퉈 도입하고 있다. 단독 입점이나 자체브랜드(PB) 상품을 늘리거나, 마케팅을 강화하는 속도도 전쟁 수준으로 치열하다. 전장의 맨 앞자리에는 여전히 정 부회장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정 부회장이 촉발한 최저가 경쟁은 이미 시장 판도를 바꿔놨다. 채널 간 가격 벽을 허물었다는 데에 첫 번째 의미가, 유사한 가격을 바탕으로 서비스 경쟁이 촉발됐다는 데에 두 번째 의미가 있다. 최후의 승자에 대해 시장은 분분한 의견을 내놓고 있지만, 정 부회장이 이끄는 이마트가 '패자'일 가능성은 없다는 게 안팎의 중론이다.
정 부회장은 내년이면 지천명(知天命ㆍ50세)이다. 사업을 물려받은 '후계자' 보다는 회사를 정상에 올려놓을 '경영자'라는 표현이 더욱 어울릴법한 나이다. 그간 개인사와 경영사의 굴곡을 겪으며 인생의 의미, 그 달고 쓴 맛을 이미 충분히 느꼈을 그다. 남은 과제는 발현과 검증이다. 그를 두고 '외탁을 했다'는 재계의 표현은 외모를 두고 하는 말에 그치지 않는다. 지천명을 앞둔 정 부회장의 파격적인 경영 전략이 더욱 궁금해지는 이유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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