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마지막 귀환자까지 무사히 돌아왔습니다."
우리은행은 이날 오전 국내에 체류하던 개성지점의 지점장과 부지점장을 입경시켰다. 설 명절 연휴를 맞아 귀환했던 이들은 지난 10일 오후 전격적으로 개성공단 가동을 전면 중단하겠다는 정부의 발표에 따라 재입경이 힘든 상황이었다. 하지만 지점 철수작업을 위해 추가 인력 투입이 필요하다는 요지로 낸 우리은행의 입경 신청서를 이날 오전 9시20분께 통일부가 승인해 줌에 따라 이들은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를 거쳐 개성공단에 들어갈 수 있었다. 지점장과 부지점장이 오전 10시가 넘어 개성지점에 도착한 당시 현지 체류 중인 과장만 지점을 지키고 있었다. 북한 당국 방침에 따라 북측 근로자들은 출근하지 않았다. 우리은행 개성공단지점에는 지점장과 부지점장, 과장 등 한국인 직원 3명과 현지인 직원 4명이 근무해 왔다.
지점장과 부지점장은 도착하자마자 현지에 체류하고 있던 직원과 함께 전산자료 백업에 들어갔다. 개성지점 철수 D데이는 13일이었지만, 관련 자료를 먼저 내보내기로 하고 긴박하게 움직였다. 일부 직원이 오후 5시 직전 서버를 들고 귀환했다. 직원이 나가고 얼마되지 않아 북측 관계자들이 지점으로 들어와 나가라고 했다. 오후 5시30분(평양시간 오후 5시)까지 모두 나가라는 일방 통보 후 상황은 더욱 긴박해졌다. 우리은행 직원들도 ATM(현금인출기) 등 일부 자산을 두고 떠나기로 결정하고 귀환길에 올랐다. 북한의 갑작스러운 전원 추방 발표 때문인지 개성공단 전체가 술렁였다. 경비도 살벌했다. 평소보다 많이 배치된 북한 군인이 일일이 검색했다.
한편 우리은행은 2013년 북한의 3차 핵실험 후 북한이 개성공단을 폐쇄해 134일간 문을 닫았을 때 서울에 임시 점포를 운영한 바 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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