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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러밴' 여행…캠퍼들의 로망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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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문시 견인차, 가족 구성원 고려해야…
-초심자급 캐러밴, 1900만원대부터 시작
-유지비용, 유류비·톨게이트비·연간 세금 등


정찬민 저먼카라반 대표.

정찬민 저먼카라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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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방종민 기자] “비오는 날에 캠핑하는 걸 제일 좋아해요. 뚝뚝뚝 떨어지는 빗소리가 어찌나 좋은지…”
‘저먼카라반’의 정찬민 대표가 어린아이 같은 얼굴로 말했다.

몇 해 전, 출연자들이 야외로 여행을 떠나는 ‘로드버라이어티’ 방송 프로그램의 영향으로 국내에 캠핑 열풍이 불었다. 시간이 지난 요즘은 그 때 보다 ‘캐러밴(이동식 주거시설)’들이 보다 저렴한 가격에 수입되면서 ‘캠핑카’는 더 이상 서구 유럽권의 전유물이 아니다.

“사실 캠핑 장비들을 싣고 야영지에 도착해서 텐트 치고… 이게 보통 노동이 아니란거죠.”
정 대표의 말처럼 어느 순간부터 매력에 이끌려 떠났던 캠핑은 더 많은 장비와 노동만을 낳을 뿐 ‘힐링’과는 거리가 멀어졌다. 이제는 ‘붐’이 사그러드는 추세지만 유입된 ‘캠핑족’ 중에는 여전히 야영의 매력을 잊지 못하고 방황하는 부류도 있다.

정 대표는 “한 번 캠핑의 묘미를 맛본 사람들은 쉽게 포기 못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노동이 되어버린 캠핑에서 본질을 찾기 위해서는 캐러밴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제시한다. 캐러밴 트레일러를 갖고 있으면 텐트 캠핑 시 고려해야할 날씨·장소·시간 등의 제약에서 자유로워지고 준비 단계도 크게 줄어들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사람들에게는 생소하고 ‘비싸고 부담스럽다’는 인식이 더 큰 캐러밴, 과연 그럴까. 경기도 남양주 진접읍에 위치한 ‘저먼카라반’ 본사에서 정 대표를 만나 캠핑 문화와 캐러밴에 대해 하나부터 열까지 묻는 시간을 가졌다.

정찬민 대표가 올 3월부터 운영하고 있는 '저먼카라반' 전경. 사진=저먼카라반 제공

정찬민 대표가 올 3월부터 운영하고 있는 '저먼카라반' 전경. 사진=저먼카라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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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러밴. 사진=저먼카라반 제공

캐러밴. 사진=저먼카라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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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캠핑 트레일러 하면 미국이 본고장 아닌가요?

캠핑 트레일러라고 하면 크게 미국식/유럽식으로 나눌 수 있어요. 기본적으로 미국식은 크기가 굉장히 큰 편이에요. 무겁고. 그러다 보니 오랜 기간 정박해두는 데 용이하죠. 하지만 유럽식 트레일러는 반대에요. 가볍고, 슬림하고, 인테리어나 이런 것들도 훨씬 세련됐고요.

미국식은 아무래도 투박하거든요. 개인이 캐러밴을 끌고 여행을 다닌다면 유럽식이 당연히 맞아요. 실제로 판매량도 개인 용도로 운행되는 캐러밴은 80%가 유럽식이이에요. 1~20%가 미국식인데, 보통 펜션이나 이런 곳에 정박하는 형태로 쓰이고 있죠.

유럽은 이런 캠핑 문화가 아주 잘 발달되어 있는데, 그중에서도 캐러밴의 메카는 독일이에요. 제조업체도 가장 많고, 오래된 회사들도 많죠.

▲캐러밴을 운행하기에 앞서 준비할 것은 없나요?

일단 캐러밴을 운행하기 위해서는 트레일러 면허가 필요합니다. 면허 없이 운행가능한 모델들이 있긴 한데, 제한적이에요. 기본적으로 트레일러는 750kg 이하는 면허가 필요없어요. 보통 이 정도 급은 세가지 모델 정도가 판매되는데, 그 이상 모델들은 대부분 면허가 필요하죠.

캐러밴의 장점은 텐트 캠핑에 비해서 훨씬 자유롭다는 겁니다. 캐러밴은 법규상 차량으로 등록되기 때문에 일반 도로나, 개인 사유지에 정박하는 행위만 하지 않는다면 법적으로 문제될 일이 없어요.

안에 기본적으로 시설이 다 갖춰져 있기 때문에 옷가지나 먹을 것 정도만 준비를 하면 어디든지 원하는 곳에 가서 캠핑을 즐길 수 있습니다. 캐러밴 사용법이나 모델에 대한 기본적인 숙지만 하고 있으면 캠핑을 함에 있어서 특별히 불편한 점은 없어요.

다만 캐러밴은 이동하는 주택이라 사용하다 보면 손볼 곳이 많은데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사후지원(애프터서비스)망이 잘 안돼 있어요. 저희는 2년 무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만, 간단한 부분은 스스로 알아가면서 직접 손 볼 줄 알아야 해요. 이러한 재미도 캐러밴의 매력중 하나라고 볼 수 있죠. 실제로 DIY(수작업)를 하는 분들도 굉장히 많아요.

캐러밴 내부 모습. 사진=저먼카라반 제공

캐러밴 내부 모습. 사진=저먼카라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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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러밴 내부모습, 접이식 소파를 펼치면 침대로 변신한다. 사진=저먼카라반 제공

캐러밴 내부모습, 접이식 소파를 펼치면 침대로 변신한다. 사진=저먼카라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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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러밴 선택에 있어서 고려할 점은?

캠핑만 생각하면 당연히 크고 넓을 수록 좋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정박시에만 해당하는 것이고, 캐러밴은 운행도 하고 집에 주차도 해야하기 때문에, 이게 사실 굉장히 크게 걸리는 문제거든요. 그렇다고 이걸 하나 사자고 차를 바꾸고 집을 바꾸고 이러기엔 무리가 있으니까… 현재 소유하고 있는 차로 견인할 수 있는 지, 가족 구성원이 몇 명인지에 대해 생각을 먼저 해 봐야겠죠.

▲승용차로도 견인할 수 있나요?

우선 유럽식은 보통 400, 500, 600급 등 숫자로 나눠져요. 캐러밴 폭은 대부분 2.1~2.3m로 대동소이한데, 길이에서 차이가 나거든요. 여기에 따라 등급이 결정되는데 400급 하면 4m정도, 500급 하면 5m정도를 말해요. 브랜드마다 차이가 있어서 정확히 들어맞지는 않는데, 유럽식은 대부분 이런 식으로 구분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아무래도 무게가 늘어나고 사이즈가 크다보면 차 출력이 부족할 경우 견인하는데 제약이 많아요. 일반적으로 승용차로 견인 가능한 모델은 400급 이하의 소형 모델 정도가 가능하고 최고치는 450급 정도라고 보면 됩니다.

▲캐러밴 구입/유지비가 어떻게 되나요?

캐러밴은 과거에는 비싸서 쉽게 사지 못했습니다. 2년 전만 해도 2000만원 초중반대의 물건을 딜러들이 3000만원이 넘는 가격에 판매했거든요. 그런데 재작년부터 병행수입업체들이 많아지면서 가격경쟁이 심해졌고, 합리적인 수준이 되면서 진입장벽도 많이 낮아졌어요. 이젠 ‘비싸서 쉽게 접근하지 못하겠구나’ 하는 생각은 버려도 될 것 같아요. 초심자급 캐러밴은 1900만원대부터 있고 2000만원 중반대면 아주 괜찮은 걸 구입할 수 있습니다.

유지비는 일단 취득세가 차량가액의 5%정도, 그 다음에 자차 보험료 연간 20만원정도. 보험은 선택이지만 많이들 가입하세요. 그 다음 연간 세금이 6만5000원, 그리고 유류비와 톨게이트비가 좀 더 드는 정도입니다. 톨비는 보통 자가용이 1종으로 잡히는데 캐러밴을 매달면 4종으로 변하기 때문에 120~130%정도 더 냅니다.

처음 구입할 때 옵션 같은 경우는 기본적으로 전기 없는 야지에서 캠핑하기 위해 필요한 배터리, 지붕에다 장착하는 태양광 시스템, 그늘을 만들어 주는 ‘어닝’을 보통 장착하시죠. 또 ‘무버’라고 바퀴쪽에 모터를 다는 게 있는데, 정박시킬 때 무게가 있기 때문에 인력으로는 좀 힘들거든요. 주행중에는 떼어 놨다가 도착하면 붙여서 리모콘을 통해 전후 좌우로 움직일 수 있게끔 도와주는 장비에요. 거의 필수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 외에 인테리어나 외부장식 부분은 취향에 따라 추가하시면 됩니다.

400급 입문형 캐러밴 바인스버그 카라원390QD. 사진=저먼카라반 제공

400급 입문형 캐러밴 바인스버그 카라원390QD. 사진=저먼카라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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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저먼카라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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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캠핑의 묘미와 전해줄 노하우가 있다면?

계절마다 묘미가 다른데, 겨울철 캠핑의 꽃은 겨울 캠핑 그 자체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겨울에 경험하기 쉽지 않잖아요. 자고 일어나서 아침에 눈이 떨어지는 소리를 텐트에서 듣는다던지, 자연의 한 가운데서 가족들과 함께 있다는 것이 정말 큰 추억이 되거든요. 춥긴 하지만 모닥불도 쬐고 음식도 해먹고. 아이들은 눈이 오면 캐러밴 밖에 나가자마자 눈 놀이도 할 수 있고.

하지만 눈길에 이동하기 힘들고, 방한 대책을 강구해야 하는 등 애로사항도 있죠. 그래서 겨울에 캠핑을 많이 즐기시는 분은 장소를 정해서 아예 정박해 버리는 경우가 많아요. 마치 겨울철 스키장 시즌권처럼 필요할 때 와서 즐기는 거죠.

캐러밴. 사진=저먼카라반 제공

캐러밴. 사진=저먼카라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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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으로 캠핑 문화의 전망은?

1박2일 같은 프로그램의 영향으로 캠핑 문화에 불이 확 붙었어요. 한 2~3년 전, 12년 13년도가 거의 피크였죠. 지금은 붐이 수그러들고 있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저는 캠핑을 많이 다닌 사람으로서, 한번 맛을 본 사람은 잊을 수 없고 포기할 수 없다고 봐요. 캠핑이 가족 중심의 취미이기 때문에 인기가 있거든요. 예전에는 가장의 취미라고 해봤자 골프, 낚시, 등산 등 가족과 떨어져 있는 게 대부분이었어요. 하지만 캠핑의 확산으로 가장의 취미가 가족들의 환영을 받게 됐고, 국민적인 붐이 일어난 거죠. 그러다 보니 캠핑의 문화나 느낌, 이런 건 다 좋지만 점차 장비가 많아지고 전문화되다 보니 나중에 힘들어지는 것 때문에 요즘 분위기가 주춤하는 것 같아요.

저는 이런 캠핑의 권태로움을 해결하는 방법 중 하나가 캐러밴이라고 생각해요. 캐러밴이 있으면 가장의 노동력이 크게 줄거든요.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있죠. 국내 캠핑 인구가 300만~500만 사이라고 해요. 그 중에 10%만 캐러밴 시장으로 온다고 쳐도 30만입니다. 상당한 수죠. 지금 국내 캐러밴 대수는 확실히 파악되진 않았지만, 업계 추정치는 대충 2000~3000대 사이로 보고 있습니다. 아직 시장이 작기에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봐요.




방종민 기자 kdkd065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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