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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WHY?]의원들과 '식샤를 합시다'…계산은 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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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입기자·지역구민 등과 잦은 식사·술자리..저녁자리 인사만 하루 7~8군데 하는 날도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국회의원들은 결코 작지 않은 세비를 받지만 항상 모자라다고 투덜거린다. 대표적으로 내세우는 이유가 밥값, 술값이다.

새누리당 의원 연찬회 첫 날 일정이 마무리되던 지난달 25일 저녁, 수십 명의 국회 출입기자들이 의원들과 '뒤풀이 약속'을 잡기 위해 눈치게임을 벌이기 시작했다. 뒤풀이를 함께 할 의원을 구하지 못해 초조해하는 기자들도 보인다. 그만큼 연찬회 뒤풀이 자리가 갖는 의미는 크다. 모처럼 여의도 국회를 벗어나 의원들의 마음이 열려있는 상태이고, 더군다나 정기국회를 코앞에 두고 있는 시점이었다. 평소 시간을 내기 힘든 당 지도부들과도 속 터놓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새누리당 대변인들은 기자들이 있는 호프집을 열심히 누비면서 당의 '입' 역할을 하기도 했다. 끝까지 뒤풀이 자리를 지킨 한 기자는 "의원들과 기자들 사이에 진솔한 이야기가 오갔다. 평소 볼 수 없었던 인간적인 면도 발견했다"고 전했다. 상호 윈-윈하는 자리지만 비용계산은 의원들의 몫이다.
일명 '꾸미'라고 불리는 언론사별 국회 출입기자들의 모임은 평소에도 의원들과 점심이나 저녁자리를 갖곤 한다. 꾸미(くみ)는 조(組)를 의미하는 일본어로 국회에서는 기자들간 모임을 의미하는 비어(卑語)로 사용된다.

김희국 새누리당 의원은 기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상당하다. 그는 최근 청와대 오찬에서 김무성 대표의 추천으로 의원들 앞에서 입담을 자랑할 만큼 말솜씨가 좋다. 김 의원은 꾸미들과의 식사 약속이 한 달에 10여건 이상 잡혀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국토해양부 차관 출신인 그는 가끔 의원실을 방문하는 국토부 공무원들을 "후배"라고 부르며 밥 한 끼는 꼭 사주고 돌려보낸다. 김 의원은 측근은 그에 대해 "사람들과 정을 나누길 좋아하는 성격 때문"이라며 "사정이 이렇다 보니 세비의 대부분을 식사 대접이나 술자리 계산에 써버릴 정도"라고 귀띔했다.

수년간 의원직을 지낸 중진급들은 국회 주변 식당의 음식이 물릴 정도라고 한다. 여권의 한 의원은 "국회의원을 '봉'으로 아는 식당들이 있는 것 같다. 메뉴 개발에 소홀하고 하나같이 천편일률적"이라며 "요즘 국회 주변인 서여의도보다 증권가가 밀집해 있는 동여의도 음식점이 더 낫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지역구를 챙길 때도 식사 자리 참석은 빠질 수 없는 코스다. 특히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발걸음이 더욱 빨라졌다. 한 의원은 "정치의 8할은 술자리나 식사자리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통상 연말이 되면 저녁자리만 하루 7∼8군데를 다니며 인사를 하는데 식대를 계산하면서도 정작 밥은 못 먹고 굶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최근엔 예산안 처리가 제 날짜에 이뤄지면서 연말 인사는 더 큰 숙제가 됐다"고 했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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