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신동빈 회장의 이사 해임은 아버지가 직접 지시한 것이다. 일관되게 신동빈을 쫓아내겠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있다.(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중국사업 보고가 누락되거나 거짓 보고가 있었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시작 단계부터 신격호 총괄회장의 지시에 따라 결정돼 추진했다.(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측)"
롯데가의 신동주·신동빈 두 형제가 모두 '아버지의 뜻'을 전면에 내세웠다. '형제의 난'이라 불리는 일련의 사태 모두 결과적으로 아버지의 지시를 따른 것이라는 게 두 사람의 공통된 입장이다. 양측 주장은 첨예하게 갈리는 가운데, 세간의 시선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입'에 쏠리고 있다.
그러나 현재 정황상 신 총괄회장이 향후 그룹 후계구도에 대한 공개적인 입장을 발표할 가능성도 낮다는 게 롯데그룹 및 업계의 중론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두 형제가 모두 '아버지는 내 편'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기 때문에, 상황이 종식되기 위해서는 신격호 총괄회장이 입장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면서 "다만 내외부 사정에 밝은 관계자들은 그렇게 되긴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고 말했다.
내부 직원들 사이에서도 한 달에 한 번은 진행되던 총괄회장 사업보고가 최근 줄어드는 등 신 총괄회장의 건강상태가 양호하지 못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한 롯데 계열사 관계자는 "총괄회장이 사업보고를 듣다가 잠들거나 꾸벅꾸벅 조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고 들었다"면서 "워낙 고령이고, 최근 불미스러운 일들이 벌어진 탓에 상황이 안좋아졌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후계구도를 정하기 위한 '가족회의'가 임박한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신 총괄회장과 신 이사장이 지난 28일 밤, 신 전 부회장이 전날 밤 귀국한 데 이어 이날 오후 시게미쓰 하쓰코씨가 입국했다. 다만, 사건의 핵심 당사자인 신동빈 회장은 여전히 귀국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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