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의 휴대전화 감청 설비 의무화
미래부 산하 통신제한조치감시위원회 설치 조항 포함
여론조사에선 감청 실시 찬성 41.1%, 반대 42.4%로 팽팽
[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새누리당이 휴대전화 감청을 허용하는 법안을 발의할 계획이어서 논란이 거세질 전망이다.
박민식 의원은 국회 미래과학창조방송통신위원회에서 새누리당 간사를 맡고 있다. 같은 당의 서상기 위원도 이동통신사의 감청설비 의무화를 담은 통비법 개정안을 국회 제출한 바 있어 정치권과 시민 단체를 중심으로 휴대폰 감청 논란이 다시 뜨거워질 전망이다.
휴대폰 감청은 국가 수사기관이 휴대폰의 통화 내용을 엿듣는 것을 의미한다. 현행 법에서도 수사 기관은 법원의 영장을 발부받아 휴대폰을 감청할 수 있다. 하지만 이동통신사에 감청 설비가 없어 실제 휴대폰 감청을 통한 수사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박 의원은 "현행법은 휴대전화를 포함한 모든 전기통신에 대해 법원의 영장에 따라 감청을 허용하고 있지만, 휴대전화 감청에 필요한 설비 등의 불비로 수사기관이 영장을 집행하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범죄가 날로 지능화 되고 첨단화 되고 있는 반면, 검찰과 경찰의 수사기법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수배자 검거에 허점을 보이는 등 범죄수사에 있어 큰 장애를 갖고 있다"며 법안 발의 취지를 설명했다.
법안은 법죄 수사 또는 국가 안전보장 목적 외에 감청 또는 스마트폰을 이용한 감청 등을 금지했으며 이를 위반할 경우 형사처벌하도록 했다. 또 통신제한조치 및 통신 사실 확인자료 제공을 회피할 목적으로 휴대폰을 제공하는 행위를 금지했다.
또,전화, 인터넷, SNS 등 통신 서비스 역무를 담당하는 전기통신사업자는 합법적 통신 제한 조치의 집행이 가능하도록 감청 협조 설비 구비 의무를 부과했다. 감청 설비를 구비할 경우 그 비용은 국가가 부담하도록 했다.
한편 박민식 의원실이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5월 16일과 17일 양일에 걸쳐 RDD방식으로 표집된 전국 19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 조사 결과, 법원이 허가하면 통신업체가 휴대전화 감청에 허용해야 한다는 응답이 60.1%로 나타났다. 인권침해 우려로 협조가 불필요하다는 의견은 27.2%를 기록했다.
또한 감청에 대해 통신업체가 협조하지 않을 경우, 처벌하는 제도를 도입하는 취지의 법 개정에 대해 63.3%가 찬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결과에도 불구하고 휴대전화 감청을 실제 실시하는 것에 대해서는 찬성 41.1%, 반대 42.4%로 팽팽히 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민식 의원은 "실제 실시에 대해 찬반이 팽팽히 맞서는 것은 불법 감청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라며 "여론조사를 통해 필요성은 이미 입증된 만큼, 객관성과 투명성을 담보한 법제화가 불안감을 걷어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새정치민주연합, 정의당을 찾아가 설명하고 동참을 호소할 생각이며 검찰, 경찰, 국정원 등 관계기관도 적극적으로 국민 설득에 나설 것을 촉구할 예정"고 법안 통과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혔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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