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현지 시각) AP통신 등 외신은 하와이 진주만에서 열린 해리 해리스 태평양사령관 취임식에 참석한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은 남중국해에서 이뤄지는 모든 간척 사업에 대해 "즉각적이고 영구적인 중단"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또 미국의 정찰·초계에 대한 중국의 항의에 대해 "아태 지역에서 미국의 개입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며 "국제법이 허용하는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군사 비행과 항해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터 장관의 발언은 지난 20일 미 해군 해상초계기 P8-A 포세이돈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해역 상공을 정찰한 데 대해 중국 측의 반발이 잇따르는 가운데 나왔다. 하지만 중국의 인공섬 건설을 막기 위해 미국이 외교적 혹은 군사적으로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이 중에는 중국의 영유권 주장을 불식하고자 영해 인정 범위인 12해리 이내로 미국 군함을 접근시키는 것도 한 가지 가능성으로 제기되고 있다.
중국은 이 같은 미국의 요구에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8일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이 "이중적 태도를 갖고 있다"며 도발적인 언행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화 대변인은 "미국은 다른 나라가 중국 섬을 불법 점거해 건설 활동을 할 때는 아무 말 않고, 중국이 주권 범위에서 정상적 건설 활동을 할 때는 이러쿵저러쿵하고 있다"며 "미국이 이중 잣대에 습관이 든 것이 아니라면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중국의 건설 활동은 국제적 책임과 의무에 부합하는 것"이라면서 "어떻게 할지는 중국인 스스로 판단할 것이며 그 누구도 중국에 어떻게 하라고 요구할 권리가 없다"고 주장했다.
미국과 중국은 오는 29∼31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제14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함께 참가한다. 미국에서는 애슈턴 카터 국방장관이, 중국에서는 쑨젠궈 인민해방군 부총참모장이 각각 참석해 남중국해 문제를 둘러싸고 첨예하게 대립할 전망이다.
권용민 기자 festy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