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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엔저, 감내할 수 있는 수준 넘었다" 한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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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조사…철강 > 유화 > 기계 > 음식료 순으로 어려워
"日 기업 10% 가격 인하 시 우리 수출 12% 감소"
응답기업 70% "엔저 리스크 무방비"…빨간불 켜져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엔저에 따른 일본기업의 저가격 공세로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수출전쟁'에서 밀리고 있다. 특히 철강·석유화학·기계·음식료·자동차 업종 기업들은 "원엔 환율이 이미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었다"고 입을 모았다.
26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일본에 수출 중이거나 해외시장에서 일본과 경합을 벌이고 있는 수출기업 300여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기업의 절반이상(55.7%)이 "엔저로 인해 수출에 피해를 입었다"고 응답했다.

▲업종별 원엔환율 감내수준 (자료 : 대한상공회의소)

▲업종별 원엔환율 감내수준 (자료 : 대한상공회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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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 석유화학, 기계, 음식료 업종 등의 경우 거래 시 감내할 수 있는 원엔환율 수준도 이미 넘어섰다. 철강업종은 963원까지 감내 가능하다고 응답했지만 지난달 평균 원엔환율은 908원 수준이었다. 석유화학(956원), 기계(953원), 음식료(943원), 자동차·부품(935원), 조선·기자재(922원), 반도체(918원) 역시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이미 넘어섰다.

사진용 화학제품을 만들어 수출 중인 광주의 한 기업은 "현재 일본은 거래처 유지를 위해 마진 없이 팔고 있고 다른 시장에서는 거래처를 빼앗기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 중견 금속기업 관계자는 "최근 유럽시장에서 일본이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치고 들어오고 있다"며 "한번 점유율을 빼앗기면 회복이 어렵기 때문에 물량을 줄이지 않고 팔수록 손해보는 장사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엔저현상이 일본기업의 가격공세로 이어질 경우 가장 큰 타격을 받는 업종은 음식료 부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경합중인 일본제품이 10% 가격을 낮춘다면 자사의 해당 수출물량은 몇 %나 준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기업들은 평균적으로 11.7%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업종별로 음식료가 18.7%로 가장 높았고 철강(15.1%), 조선·기자재(13.3%), 자동차·부품(12.4%), 유화(10.6%), 기계(9.2%), 정보통신·가전(9.2%), 섬유(9.1%), 반도체(8.1%) 순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엔저현상이 시차를 두고 심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단기적 현상이 아닌 만큼 기업이 적극적인 대응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조동철 KDI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단기간 내에 반전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의영 서강대 교수는 역시 "수출침체와 더불어 엔저는 시차를 두고 추가하락할 수 있다"며 기업의 적극적인 대응책 모색을 주문했다.

하지만 실제 기업들의 대응은 미비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엔저현상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했는가'를 묻는 질문에 70%는 "마련하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마련했다', '계획 중이다'는 응답은 각각 12%, 18.3%에 그쳤다.

이들은 '대외경제환경 불확실성'(60.8%)으로 인해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했다고 가장 많이 답했다. '일시적 현상이라 생각'하는 경우도 16.7%에 달했으며 '해외시장 정보 부족'(15.3%), '전문인력 확보 어려움'(9.1%)을 꼽은 경우도 있었다.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정책과제를 묻는 질문에는 응답기업들의 절반(52.3%)이 '환 위험관리 지원'을 꼽았다. 이어 '수출기업 금융지원 강화'(44.0%), '연구개발(R&D) 투자지원 확대'(33.0%), '비용절감 지원'(20.7%), '해외 전시회·마케팅지원 강화'(18.0%) 순이었다.

전수봉 경제조사본부장은 "아베노믹스 초기 우려했던 근린궁핍화정책이 현실화되고 있다"며 "과거 엔고시대를 이겨낸 일본기업들이 그랬던 것처럼 원고시대를 헤쳐 나가기 위해 사업구조를 효율화하고 제품의 부가가치 향상을 통한 경쟁력 제고에 주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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