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중성리 신라비’ 국보·청자 매병 등 12건 보물

국보 제318호 포항 중성리 신라비

보물 제1869호 청자 상감운학문 매병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포항 중성리 신라비'가 국보로 승격되고, 청자 상감운학문 매병 등 12건 유물이 보물로 지정됐다.

‘포항 중성리 신라비’는 지난 2012년 보물 제1758호로 지정돼 이번에 국보 제318호로 승격됐다. 현존 최고(最古)의 신라비이다. 이 비는 1면 12행에 총 203자가 각자(刻字)돼 있으며, 신라 관등제의 성립 과정, 신라 6부의 내부 구조와 지방 통치, 분쟁 해결 절차, 궁(宮)의 의미, 사건 판결 후 재발 방지 조치 등 신라의 정치·경제·문화상을 알려 주는 내용을 포함한다. 비문의 글씨체는 고구려의 광개토대왕비와 통하는 고예서(古隸書)로 신라 특유의 진솔미를 보여주고 있으며, 단양 적성비에서 보이는 고해서(古楷書)의 앞선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국보 제242호 울진 봉평리 신라비, 국보 제264호 포항 냉수리 신라비보다 더욱 신라적 풍격을 보이고 있다. 제작 시기도 이미 국보로 지정된 포항 냉수리 신라비(503년, 지증왕 4), 울진 봉평리 신라비(524년, 법흥왕 11)보다 앞선 501년(지증왕 2)에 만들어졌다.

이번에 보물 제1869호로 지정된 ‘청자 상감운학문 매병(靑磁 象嵌雲鶴文 梅甁)’은 상감문이 장식된 고려 중기의 전형적인 매병이다. 기형, 유색, 문양, 번조(燔造, 사기그릇 등을 구워 만들어 내는 일) 상태, 보존상태 등 여러 면에서 우수한 면모를 갖춘 최상급의 청자로 평가된다. 이 매병은 유례가 많은 상감운학문 청자 중에서도 시원스런 공간감을 보여 주는 탁월한 구성의 상감문양과 비췻빛 유색이 어울려 상감청자 중에서도 최고 수준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평가된다.

‘경주 황룡사 구층목탑 금동찰주본기(金銅刹柱本記, 보물 제1870호)’도 이번에 보물로 지정을 받았다. 통일신라 경문왕 11년에 왕의 명에 의해 황룡사의 구층목탑을 중수하면서 기록한 실물자료로, 구층목탑의 건립 과정과 중수 과정을 중수 당시에 제작된 유물을 통해 생생히 전하고 있다. 이 시기 유행했던 탑지(塔誌)의 서술체계는 물론 서체 등을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다. 또 사리장치 품목과 안치장소를 분명히 밝히고 있다는 점에서 고대 탑파의 사리장엄 의식 연구에도 소중한 자료를 제공하고 있으며, 사리함의 문비(門扉, 문짝) 내·외면에 선각된 신장상은 절대연대(872년)를 가진 유품으로 불교조각사 연구에 기준이 된다.

이밖에도 얇은 동판에 통일신라 선종승인 염거화상이 말년에 천화(遷化, 이승의 교화를 마치고 열반한다는 뜻)한 내용을 해서체로 전각한 탑지 ‘동제염거화상탑지(銅製廉巨和尙塔誌, 보물 제1871호)’와 중국 원대에 황실을 중심으로 성행했던 티벳 불교미술의 요소가 짙은 ‘전 회양 장연리 금동관음보살좌상(傳 淮陽 長淵里 金銅觀音菩薩坐像, 보물 제1872호)’을 비롯, 원주 학성동 철조약사여래좌상(鐵造藥師如來坐像), 순천 매곡동 석탑 청동불감 및 금동아미타여래삼존좌상 등 불교 문화재와 ‘정선필 풍악도첩(鄭敾筆 楓嶽圖帖)’와 같은 조선시대 그림 등을 포함, 총 12건의 유물이 보물로 지정됐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