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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형 혁신교육지구, '담 넘은 교실' 많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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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과 손잡고 교육공동체 사업…강북구, 북한산 '타박타박 역사산책'…은평구, 골목예술공방 '1시간 학교' 열어

[아시아경제 이윤주 기자] 서울 강북구의 초중고교생들에게는 지역 내 북한산국립공원 둘레길과 오패산 숲길 등이 학교며 교실이 된다. 학생들은 '마을 숲으로 떠나는 열두 달 자연 나들이'에 참여해 한 달에 한 차례 2시간씩 둘레길과 숲길을 찾아 다달이 변화하는 우리 마을의 자연을 체험할 수 있다. 날씨와 계절에 따라 북한산 둘레길 트레킹도 하고, 자연 속에서 우리 마을 유래도 알아보며, 우이천과 빨래골 등에서 수서생물 탐사 체험도 하게 된다.

강북구의 학생들은 화계사, 북한산성, 선열묘역, 국립4·19국립묘지 등에서 이뤄지는 '타박타박 역사산책'이 곧 수업이다. 지역의 문화유산과 사회문화시설을 교과과정과 연계해 기존에 교실에서만 이뤄지던 역사 수업을 스토리텔링으로 배우는 과정이다. 이 수업에는 역사지도사 교육 과정을 거친 주민들이 선생님이 된다.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이 26일 공동으로 선정한 '서울형 혁신교육지구'에 포함된 11개 자치구의 '교육공동체' 사업이 주목된다. 이번 공모에서 서울시 내 자치구들은 저마다 교육특구로 성장할 만한 특색 있는 아이디어를 선보였으며, 올해부터 2년간 서울시와 시교육청의 지원을 받아 해당 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이번에 선정된 자치구들이 추진하는 특화사업들은 아이들과 청소년의 교육 현장을 학교를 넘어 지역 단위로 확장하고 학생들을 교육 대상자가 아닌 민주시민으로 양성하기 위한 프로그램들이 눈에 많이 띈다.

은평구는 지역 예술가들이 모여 만든 골목문화 예술학교인 '1시간 학교'가 학교 부적응 학생을 위한 수업대체 프로그램으로 활용된다. 갈현권과 응암권으로 나눠 접근성을 높이고 목공, 뜨개질, 양초, 도자기, 미술 등 골목마다 위치한 예술공방에서 현장수업이 이뤄질 계획이다.
관악구와 동작구 등에서 이뤄지는 '민주시민교육 원탁회의'나 '청소년 의회'의 경우 관내 초중고교생들로 구성된 의회 모델에서 '9시 등교'나 '복장 자율화' 문제 등 현안을 놓고 토론하며 법안을 만들어보는 연습을 하게 된다. 기존에도 이러한 학생자치활동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일회성 운영에 그쳐 교육효과가 미미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대해 서울시교육청은 "이번 공모를 통해 사업비와 컨설팅을 동시에 지원받게 되면 1년 이상의 장기 프로그램으로 학생토론문화를 활성화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역의 생태환경과 연계한 프로그램들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강북구의 마을 숲으로 떠나는 '열두 달 자연 나들이' 외에 관악구의 마을 교사와 함께 떠나는 마을탐방 ▲종로구의 우리전통문화 찾기 '한(韓)스타일' 체험 ▲도봉구의 물길산길 도봉 잇기와 도봉역사문화로드 탐방 등은 학교 밖에서 지역적 특색을 체험할 수 있도록 마련한 사업이다.

혁신교육지구는 지역별 교육격차 해소를 목표로 특정 자치구를 선정해 과밀학급 감축, 학교-마을 연계 방과후사업, 진로교육 프로그램 등 교육 환경을 개선하는 사업으로 지난해 11월 박원순 서울시장과 조희연 교육감이 공동으로 발표한 것이다. '혁신지구형'과 '우선지구형'의 2개 유형으로 나뉘며 이번에 강북구·관악구·구로구·금천구·노원구·도봉구·은평구 등 7곳은 혁신지구형, 강동구·동작구·서대문구·종로구 등 4곳은 우선지구형으로 지정됐다.

이번 공모에는 25개 자치구 가운데 강남·서초·마포구를 제외한 22곳(12곳은 중복 지원)이 응모했다. 혁신지구형에는 15곳이 신청해 2.1대 1, 우선지구형에는 19곳이 신청해 4.8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고 시교육청은 설명했다. 전원 외부 인사로 구성된 심사위원회가 자치구의 교육 여건과 의지(40%), 사업 계획서(45%), 발표 및 면접(15%) 등 3단계의 심사 과정을 거쳐 최종 11곳을 선정했다.

올해부터 내년까지 혁신지구형에는 매년 20억원, 우선지구형에는 3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예산은 개별 학교로 배분되는 것이 아니라 지역공동체의 특정 사업을 위해 쓰인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마을형 방과후학교처럼 하나의 지역에서 학생 전체를 돌볼 수 있도록 주민의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라며 "기존에 교육 환경이 열악해 전출 학생이 많았던 지역의 경우 민-관이 함께하는 공동체를 활성화한 결과 자존감이 높아지는 효과가 나타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윤주 기자 sayyunj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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