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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개선 '호기(好機)' 맞은 朴대통령, 어떻게 화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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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 집권 3년차를 시작하며 '국정동력 회복'이라는 고민거리를 안고 있던 박근혜 대통령에게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남북정상회담 제의를 박 대통령이 어떤 식으로 받아치느냐는 남북관계에 있어 박근혜정부의 공과(功過)를 규정할 최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집권 하반기 핵심과제인 '사회·경제 구조개혁'을 추진할 원동력도 이 문제의 성공적 처리를 통해 얻을 수 있다.
일단 김정은의 깜짝 '역제안'에는 남북 간 대화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 지난달 29일 박 대통령은 자신이 위원장인 '통일준비위원회'를 통해 남북 당국 간 회담을 제안했다. 남북 모두 경색국면을 풀어야 하는 내부적 필요성을 안고 있는데 누구의 결단으로, 누가 유리한 고지를 점령해 그 실마리를 풀어갈 것이냐를 두고 경쟁하는 모양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월 6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신년구상 발표 및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국정운영 구상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 : 청와대)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월 6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신년구상 발표 및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국정운영 구상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 :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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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이 '정상회담'이란 최상위 카드를 던진 마당에 박 대통령이 이를 넘어설 '역역제안'을 내놓긴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선언적 제안보다는 구체적이면서도 실질적인 방안을 내놓고 북한의 '성의 있는 답변'을 기다리는 게 박 대통령의 정책 기조란 점에서, 현실적 물꼬는 박 대통령에 의해 트일 가능성이 높다.

청와대는 전날에 이어 2일에도 김정은의 제안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에 대한 박 대통령은 첫 반응은 이날 오후 있을 청와대 '신년인사회' 모두발언에서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보다 진전된 입장은 13일께로 예상되는 신년기자회견 때 나올 것이지만, 박 대통령이 최소한 김 제1위원장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보는지 아닌지 정도는 의중을 내비칠 것으로 보인다.

'경제활성화와 통일기반 구축'이란 2대 국정과제를 제시한 박 대통령 입장에선 두 과제 중 하나가 의외로 쉽게 풀릴 환경을 만난 셈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1월 '통일대박론'을 화두로 던졌지만 남북경색 국면을 풀지 못하면서 '구호'에 그쳤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박 대통령은 올해 신년사 등을 통해 "분단 70년을 마감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통일기반을 구축하겠다"고 반복해 밝혔고, 통준위를 내세워 광복 70주년 행사를 남북 공동으로 추진하자는 뜻도 전했다.
김 제1위원장이 이런 제안들에 직접 답하진 않았지만 과거에 비해 보다 전향적 태도를 취함에 따라, 박 대통령은 통준위 제의를 수용할 것을 북측에 촉구하고 당국회담을 통해 이산가족 상봉, 금강산 관광 재개, 5·24조치 해제 등 현안 문제들을 논의하자고 제안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남북 간 '핑퐁게임'식 제안이 곧바로 남북관계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 속단하기는 어렵다. 우선 남북 모두 상대편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들을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김정은은 한미연합군사훈련과 대북 적대정책 철회를 기본 전제로 깔고 있고, 박 대통령은 '천안함·연평도 도발'에 대한 인정·사과 표명을 포함, 핵·경제 병진노선 폐기 등이 먼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런 전제들에 대한 유연성이 발휘되지 않는다면 "기회를 걷어찼다"는 상호비방이 이어지며 경색국면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

남북관계 개선을 지렛대 삼아 경제활성화에 매진할 수 있다는 판단은 박 대통령으로 하여금 전향적 태도를 취할 유인이 될 수도 있다. '통일'과 더불어 집권 하반기 중점 과제인 '사회·경제 구조개혁'은 단시간 내 성과를 내기 어려운 난제들이다.

남북관계에서 작은 진전이라도 이뤄낸다면 이를 바탕으로 사회적 갈등이 첨예한 분야에서 속도감 있는 정책 구현의 동력을 얻을 수 있다. 아울러 국정안정을 최우선적으로 여기고 있는 박 대통령이 청와대 비서진, 내각 개편 등 외부의 요구로부터 당분간 자유로워질 환경도 마련할 수 있다.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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