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장용준 기자]강한 개성들은 뭉치기 어렵다. 하지만 적절한 구심점이 있다면, 그 아래 개성들이 적재적소에 배치될 수만 있다면 놀랄만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기도 한다. 지난 28일 시사회로 포문을 연 영화 '덕수리 5형제'(감독 전형준)도 그런 동반 상승효과를 잘 이용한 작품이었다.
'덕수리 5형제'는 만나기만하면 으르렁 거리며 싸우는 원수 같은 5형제의 이야기다. 이들 형제는 천차만별인 외모만큼이나 각각 다양한 성격을 지니고 있다. 소심한 지략가 수교(윤상현)와 2% 부족한 행동대장 둘째 동수(송새벽), 백치미 넘치는 셋째 현정(이아이), '허당'스러운 넷째 수근(황찬성), 그리고 막내인 수정(김지민)까지.
물론 이런 갑작스런 화합이 순탄하게 유지될 수는 없다. 형제들은 서로에 대한 신뢰 부족으로 실수를 연발함은 물론이고 절체절명의 위험에까지 빠졌다. 그 안에는 웃음을 터뜨리게 만드는 유쾌한 유머코드는 물론이고, 뜻하지 않은 긴장감과 감동까지 서려 있다. 세 요소는 적절하게 버물어지며 관객들의 마음을 쥐락펴락한다.
가장 눈에 띄는 배우는 역시 윤상현과 송새벽. 윤상현은 특유의 생활연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극을 이끌어나갔고, 송새벽은 평소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놀라운 변신을 꾀했다. 그가 맡은 동수는 입만 열면 욕을 해대는 캐릭터. 송새벽은 찰진 '욕 연기'로 이를 지켜보는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장용준 기자 zelr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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