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지주 시스템은 죄없다…사람이 문제죠"
조 전 행장과 이 이사장, 이 전 부회장은 모두 은행업계에서 30∼40년 동안 몸담았고 재임기간 중 뛰어난 경영성과와 임직원들의 존경을 받은 정통 금융맨들이다. 이 중 누가 KB금융지주 회장이 되더라도 소위 '낙하산'이라는 낙인을 찍을 수 없는 상황이다.
조 전 행장 역시 다른 금융지주가 원활하게 경영되고 있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제도의 문제보다는 사람의 문제가 크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지주회사 체제 등에서 보완해야 할 점이야 있겠지만 아무리 완벽한 제도라도 사람이 운영하는 것"이라며 "회장은 회장 역할을, 행장은 행장 역할을 해 조직의 발전을 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마디로 '운영의 묘'를 살리지 못한 것이 KB사태의 본질이라는 지적이다.
이 전 부회장의 경우 현 사태의 진단에 대해 말을 아꼈다. 그는 "언론을 통해서 본 것 이상으로 아는 바가 없어 할 말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은행원부터 시작해 금융권에서 40년을 지냈다"며 "사태가 모두 정리되고 나면 할 이야기는 있을 것"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30년 넘게 은행에 몸 담았던 조 전 행장 역시 '순리'를 강조했다. "아직 (KB금융 회장에 대해) 전혀 생각을 안 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정황이나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순리대로 해야 한다"며 KB금융이 새로운 경영진 선임과정에서 내홍이 없기를 희망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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