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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짠돌이 경영, 내수 찬물 끼얹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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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부진에 출장비 줄이고 복지비용까지 마른 수건도 짰다
"무조건적인 비용절감 내수 활성화에 찬물" 우려도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권해영 기자] 글로벌 경기침체와 세월호 사태로 인한 내수 실종, 여기에 환율 문제까지 겹치면서 최근 국내 주요 기업들이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특히 출장비는 물론, 복지비용까지 축소하며 '마른 수건 짜내기'식 비용 절감 움직임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이런 기업들의 허리띠 졸라매기는 실적 부진에 따른 비상조치지만, 일각에서는 과도한 긴축경영으로 인해 자칫하면 최근의 내수불황을 확대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긴축경영' 삼성 "마른수건도 짠다"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에 비해 25%가량 감소하며 '어닝 쇼크'를 맞은 삼성전자는 무선사업부가 지난달 시작한 해외출장 비용절감 방안을 경영지원실 등 본사 조직으로 확대 실시하고 있다.
임원들의 해외 출장 시 제공되던 비즈니스석이 비행시간 10시간 이상인 장거리 비행에만 지원된다. 또 부장은 20시간 이상 비행에만 비즈니스석을 이용할 수 있으며 차장의 경우 앞으로 비즈니스석을 전혀 이용할 수 없게 됐다. 아울러 임직원들의 출장비와 숙박비도 20%씩 줄이기로 했다.

삼성그룹의 여타 계열사도 비용 절감 움직임에 돌입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직원들의 야근을 줄이기 위해 사측에서 매일 오후 6시와 9시 두 차례에 걸쳐 사무실을 순찰하며 직원들의 퇴근을 독려하는 '퇴근 페트롤' 제도를 운영 중이다. 삼성전기는 지난 6월 보고서, 잔업, 회의문화 등에서 불필요한 자원 낭비를 줄이자는 취지의 캠페인을 실시했다. 야근과 주말당직 등을 최소화하자는 것이다.

◆삼성發 '허리띠 졸라매기', 재계 전체로 확산

삼성發 비상경영 태풍이 재계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LG는 직원 복지마저 줄이기로 했다. LG전자는 당초 직원들에게 상·하반기에 나눠 지급해 온 춘계, 추계 비용(야유회 지원 비용)과 수시로 지급해 온 비타민 비용(재래시장 상품권 등 직원 복지 비용)을 올해는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LG디스플레이는 그동안 직원들이 리조트 시설 이용 시 횟수에 관계없이 부담 비용의 50%를 지원해왔지만 올해부터는 지원 횟수를 연 1회로 제한했다. 대학생 자녀 학자금 지원 혜택도 올 들어 대폭 축소했다.

효성그룹은 모든 계열사가 각 분야 예산을 10% 절감하는 저비용 고효율 프로젝트 '미니맥스 텐(minimax 10)'을 시행 중이다. 전기와 종이 사용량은 물론 각 분야 사업 추진비 등 그룹 전체적으로 비용을 10% 이상 줄이자는 것이다.
정유사들은 기름을 넣을 때 적립되는 보너스카드 적립 포인트도 낮췄다.

지난 2분기 영업손실이 1조원을 초과한 현대중공업은 출장비 절감과 각종 사내 행사 축소 또는 폐지 등 전방위적 원가 절감 대책을 구상 중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부터 국내 출장 시 저비용 항공사를, 해외 출장 시에도 직항 대신 경유편을 이용하고 있고 국적기가 아닌 외항사를 적극 권장하는 분위기다.

◆ "무조건적인 비용절감, 내수 활성화에 찬물 우려"

이 같은 재계의 움직임은 실적 부진에 따른 비상조치로 풀이된다. 각종 원가절감과 경비 감축은 물론 체질 개선을 통한 생산성 향상 등 비상경영 체제를 가동해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것이다. 글로벌 경기 회복이 기대만큼 빠르게 이뤄지지 않고 내수불황도 장기화하고 있는 등 수요측면에서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비용절감을 통한 생존전략이 불가피하다는 시각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주요 기업들의 허리띠 졸라매기가 인원감축과 지출·투자 축소 등으로 이어질 경우 최근의 내수 살리기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대기업들의 사업 구조조정과 긴축 경영은 인원감축과 각종 지출 축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이로 인해 실업률 상승과 소비 축소 등이 발생해 오히려 내수 경기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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