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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한·미·중·일 동상이몽(同床異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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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북한이 4차 핵실험 위협을 했지만 북한 핵 해결을 위한 6자회담 당사국들은 서로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동상이몽(同床異夢)이 아닐 수 없다.같은 자리에서 자도 다른 꿈을 꾼다는 뜻으로 같은 사안에 대해 서로 다른 생각을 품은 것을 비유한다. 이래서는 북한의 추가 핵실험 저지는 못하는 것은 물론, 추가 핵실험 강행시 국제사회가 취할 추가 제재에서도 일사불란한 목소리를 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中,"6자 회담부터 열라" 촉구=중국 칭화대 옌쉐퉁(사진 아래) 교수(국제문제연구소장)는 22일 아산정책연구원 주최로 서울 그랜드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제 4회 아산플래넘 참석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6자 회담의 목적은 북한이 핵 실험을 하는 것을 멈추게 하거나, 규제를 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옌쉐퉁 칭화대 교수

옌쉐퉁 칭화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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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이 같은 발언은 6자 회담 참가국들이 '비핵화' 목표에 사로잡혀 회담의 문턱을 높게 잡지 말고 먼저 회담부터 재개해야 한다는 중국의 논리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옌 교수의 주장을 요약하면 북한이 6자회담 공백기 동안 핵무기의 소형화·다종화, 미사일의 사거리 연장 등을 추진한 만큼 회담부터 먼저 회담부터 재개해 핵무기를 동결하는 게 현실에 맞는 대안이라는 것이다.
옌 교수는 "북한이 6자 회담에 돌아와 대화를 하는 동안에는 핵실험을 할 수 없으며, 6개국이 북한을 대화의 테이블에 묶어 둘 수 있다면 그 동안은 핵실험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옌 교수는 북한 비핵화의 궁극적 해법으로는 미국· 일본과의 국교정상화를 꼽으면서도 그 가능성은 낮게 내다봤다. 그는 "미국도 외교관계를 맺는 것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고, 일본도 정상화를 원치 않을 것으로 본다”고 이유를 제시했다.

북한에 영향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온 중국 시진핑 정부가 북한의 핵보유 의지를 꺾을 지에 대해서도 그는 의구심을 표시했다. 옌 교수는 “한중 정상이 1년에 2~3번 만나 긴밀한 대화를 하는 반면, 중국과 북한은 2년 6개월 간 회담이 없었다”면서 “만나지도 못하는 북한 지도층에 (중국이) 어떤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4차 핵실험을 단행할 경우 중국은 불만족과 분노를 표명할 것”이라면서 “이것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며 비핵화와 추가 핵실험을 원하지 않는다면 실질 대응이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美 "北 추가 핵실험 중단 촉구,중국에 목매"=미국은 북한 핵 해결을 위한 6자 회담 재개와 관련해 중국과는 확연히 다른 입장을 취해왔다.


미국은 6자회담을 재개하기 위한 조건으로 북한이 진정성있는 조치 즉 미국이 지난해 추진하려다 무산된 '2.29'합의에 '알파'를 북한이 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미국이 요구하는 사전 조치는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과 우라늄 농축활동을 포함하는 영변 핵 활동 유예(모라토리엄)'의 약속, 국제원자력기구(IAEA)사찰단의 복귀 등이다.

미국 정부는 이 같은 요구를 줄기차게 하지만 대북 제재에도 꿈쩍하지 않는 북한을 움직이도록 할 뾰족한 수단이 없어 부심하고 있다.미국 정부가 북한에 던지는 메시지는 "핵실험 관련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북한은 추가적인 도발행동을 삼가해야한다"는 것 뿐이다.

북한에 식량과 유류를 공급하며 최대 교역국인 중국이 뭔가를 해줘야 하는 데 말을 듣지 않아 속만 앓고 있는 형국이다.

로버트 아인혼(사진 아래) 전 미국 국무부 비확산 군축담당 특보는 23일 아산정책연구원 주최로 열린 제 4회 아산 플레넘에 참석해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 4차 핵실험 감행시 북의 이해관계에 전혀 맞지 않을 것"이라면서 "중국은 북한을 설득하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해왔는데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하면 중국 당국의 심기가 불편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로버트 아인혼  전 미국 국무부 비확산 군축담당 특보

로버트 아인혼 전 미국 국무부 비확산 군축담당 특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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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혼 전 특보는 북한이 4차 핵실험을 감행한다면 주요 국가들이 유엔 안보리 등을 통해 더 엄중한 제재 가할 것이라고 단언하고 "유엔안보리 제재가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북한과 교역관계를 가진 중국이 적극 참여하고 통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은 북한과 교역을 가장 많이 하는 나라이고 식량과 연료 공급하는 나라인 만큼 중국은 제재 채택 뿐 아니라 제재의 이행에도 적극 협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4차 핵실험시 가해질 제재에 대해 그는 "중국은 그동안 북한의 금융거래를 단절하든가 민감한 기술 이전을 제재했다"면서 "국이 할 수 있는 조치는 이것보다 훨씬 많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중국의 교역은 근래 몇 년 동안 크게 증가했다"면서 "국경간 교역과 다른 상업상의 관계에서 중국과 북한은 교류를 하고 있는데 어느 부분에서 줄이거나 단절해야 할지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인혼은 "중국은 과거 북한의 비핵화보다는 북한의 안정에 우선순위 두다 보니 어느 목표도 달성하지 못했다"고 비판하고 "이제 중국은 북한의 비핵화에 우선순위 둬야 하다. 비핵화 둬야 북한의 안정을 달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담당 보좌관을 역임하고 현재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인 빅터 차(사진 아래) 역시 북핵문제와 관련한 중국의 역할에 기대를 걸었다.

빅터 차 국제전략문제연구소 선임연구원

빅터 차 국제전략문제연구소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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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 플레넘에서 참석중인 빅터 차 선임연구원도 이날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중국 시진핑 주석은 과거 중국의 지도자와는 다른 유형의 지도자이며 북한의 지도부와는 거리를 두고 있다"면서 " 북한의 핵실험에 대해 더 엄격한 대응을 할 것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대북 제재 참여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박이 높아질 것으로 그는 예상했다. 차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핵실험을 한다면 유엔안보리가 더 강도 높은 대북 제재를 위한 실질적인 노력을 할 것"이라면서 "이란에 대해 가해지고 있는 것과 같은 대북 금융제재를 중국이 준수하도록 압박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韓 윤병세 "말로만 북핵 용납 않을 것"=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22일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감행한다면 그것은 (북핵 문제에 대응하는) 전체 판도를 바꾸는 게임 체인저(game changer·구도가 바뀌는 근본적 계기)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윤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아산정책연구원의 제 4차 플레넘에서 한 기조연설에서 "븍한과 북한핵이 우리 외교의 최대 도전"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더 암울한 점은 북한이 이제는 핵무기 개발정책을 숨기지 않고 있으며 나아가 이를 헌법에 명기하고 공공연히 표방하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국제사회는 핵을 가진 북한을 수용하지 않을 것이며 (북한은) 핵 야욕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윤 장관은 "북한이 현재의 길을 고집한다면 그 길의 끝이 무엇인지 역사가 가르쳐 줄 것"이라면서 "이제라도 북한은 잘못된 선택의 길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 첫 선택은 핵무기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은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직접 피해를 입는 만큼 핵실험을 중단하고 6자회담 테이블로 나오기를 속으로 바라고 있다.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하더라도 한국이 취할 조치는 "미국 등과 긴밀히 협조한다'는 것 이외에 사실상 아무 것도 없다.

◆日 야마구치 노보루"한중일 협력해야" 원론만=야마구치 노보루(사진 아래) 일본 방위대 교수는 22일 아산정책연구원의 제 4차 플레넘에 참석해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활동이 증가하는 등 4차 핵실험 우려와 관련,"주변국들 뿐 아니라 북한 자신에게도 좋지 않은 결정이 될 것"이라면서도 "나쁜 소식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잃을 것이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야마구치 노보루 일본 방위대 교수

야마구치 노보루 일본 방위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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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구치 교수는 "그렇기 때문에 "미국과 한국, 중국, 일본 그리고 북한 내 일부세력까지 협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현재 중국은 한반도 안정화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반면, 일본은 북한 미사일 발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면서 “주변국들이 공조를 강화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이렇듯 서로간 견해차이가 상당하다”고 말했다.


노보루 교수는 “조심해야 할 부분은 한 국가가 중요하게 여기는 이슈(쟁점사안) 때문에 다른 국가의 이슈를 희생하려 해서는 안된다”면서 “각국이 갖고 있는 이해를 공유해야 하며 한미일 또한 서로간 정보를 많이 교환해야 한반도 안정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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