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폴리에서 활동하는 민병대의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한 소식통은 이날 "납치범은 트리폴리에서 활동하는 작은 규모의 민병대"라며 "그들이 현재 한 관장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한 관장을 납치한 이유는 돈으로 현재 리비아 정부와 민병대가 비밀리에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민병대 조직은 명칭조차 확인되지 않을 정도로 작은 규모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에 따라 납치범이 리비아 또는 한국 정부를 상대로 정치적 목적을 위해 한 관장을 납치했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여러 상황을 종합해보면 지난해 12월 무역관을 공격했던 동일한 민병대가 한 관장을 상대로 계획적인 범죄를 저질렀다는 추론이 설득력을 얻는다. 지난해 12월1일(현지시간) 민병대가 코트라무역관이 입주해 있는 트리폴리타워를 점거하면서 4일간 무역관이 폐쇄됐었다.(▶본지 12월12일자 보도) 당시 한 관장은 무역관 홈페이지에 "현재 트리폴리 무역관 입주건물인 트리폴리타워 내 무장단체인 '진탄 민병대'의 무단 점거와 출입구 폐쇄로 당분간 무역관 출근이 불가능해 자택 근무를 하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정부는 이번 사태의 조기 해결을 위해 주리비아 한국대사관과 리비아 정부는 물론 지역사회의 비공식 조직 등을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코트라는 전날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있는 한선희 중동지역본부장을 리비아로 파견하려 했지만, 비자문제로 여의치 않자 본사에서 중동전문가인 임직원 2명을 현지로 급파했다.
김승미 기자 ask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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