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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허세'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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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만원 핸드백·300만원 패딩·3200만원 코냑…비쌀수록 팔리는 대한민국,

샤넬 빈티지 2.55 라지

샤넬 빈티지 2.55 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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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 임혜선 기자, 최대열 기자]"'빈티지 2.55 라지' 가격이 740만원이잖아요. 개별소비세가 붙으면 가격이 얼마나 오르는 건가요?"

지난 12일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애비뉴엘 1층 샤넬 매장은 가방을 사려는 고객과 가격 문의를 하는 고객들로 오전부터 붐볐다.
정부가 봄 신상품부터 제조사 출고가격이 200만원이 넘는 가방에 사치성 소비품목에 붙는 개별소비세를 부과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맞은편에 위치한 루이뷔통 매장도 사정이 비슷했다.

샤넬 매장 관계자는 13일 "개별소비세에 대한 문의가 점점 많아지면서 제품을 구매하려는 고객들의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아직 본사에서 지침이 없어 정확히 설명하기 어렵지만 가격이 많이 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불황에도 불구하고 비싸면 비쌀수록 제품이 더 잘 팔리는 '베블린 효과'가 여전히 한국 소비시장에 통용되고 있다.

유달리 남의 눈을 의식하는 한국인의 '허세' 소비심리가 작용, 시장원리가 왜곡되고 있는 것이다. 소비주체들은 가치소비를 내세우고 있지만 한국인의 가치소비는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허세로, 이미 도를 넘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국인의 보여주기 위한 허세 심리를 그대로 보여주는 제품은 고가 여성 핸드백. 루이뷔통, 구찌 등 해외 고가 명품 제품은 매년 가격이 인상되고 있지만 판매는 오히려 늘고 있다. 가격이 오른다는 소식이 전해지면 오히려 판매가 급증하는 기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캐나다구스 '익스페디션'

캐나다구스 '익스페디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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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관세청의 최근 5년간 수입가방 추이 자료에 따르면 1500만원이 넘는 초고가 명품백의 수입액은 7배나 증가했다. 300만∼400만원 고가 명품백의 수입액은 27배에 달한다.

허세 소비심리는 한국을 세계 명품 판매국 10위에 올려놓았다. 컨설팅업체 베인앤컴퍼니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2013 세계 명품시장 연구' 보고서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전 세계 명품시장 규모는 2170억유로(약 313조원)로 추정된다. 이중 한국에서 판매되는 명품 판매액은 83억유로(약 12조원)다. 세계 8위다.

올 겨울 불고 있는 고가패딩 역시 허세 소비심리가 그대로 반영된 아이템이다. 몽클레르와 캐나다구스,에르노 등 100만∼300만원에 달하는 고가 수입 패딩이 없어서 못팔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고가 위스키 역시 불황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팔려나가고 있다. 2500만원짜리 '라리끄 스몰 스틸 에디션'은 판매 한 달도 안돼 10병 모두 품절됐다. 국내 단 2병뿐인 최상급 꼬냑 '루이13세 제로보암'(판매가 3200만원)도 판매가 완료됐다. 17년산 이상 위스키인 슈퍼프리미엄급 시장에서 한국은 부동의 전세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벤틀리 콘티넨탈GT

벤틀리 콘티넨탈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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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차량 가격이 최대 4억8371만원에 달하는 벤틀리는 지난해 모두 164대가 판매됐다. 이중 판매가격이 2억2321만원에 달하는 콘티넨탈 GT V8는 전년대비 103.3% 증가한 61대가 팔렸다. 대당 1억4700만원인 포르셰 911 카레라 4S 카브리올레의 경우 지난해 전년대비 2900% 증가한 30대가 판매되기도 했다.

곽금주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명품을 드는 건 자기만족감과 과시욕 그리고 다른 것들이 후광처럼 작용해 좋게 보이는 후광효과 등의 심리 때문"이라며 "명품은 곧 자기자신의 이미지라고 느끼는 사람들로 인해 고가 명품에 대한 수요는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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