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 4개 주문받고 6개 밀어내기…"반품도 안 받아줘"
에이스침대 전 점주 A씨는 6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에이스침대의 밀어내기는 오래된 관행"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A씨는 2008년 2월 에이스침대 대리점 2곳을 개업했다. 밀어내기가 시작된 것은 다음 달인 3월부터다. 본사는 언제나 주문량보다 1~2개 많은 침대를 보냈고, 안 팔리는 물건에 대해서도 반품 처리를 받아주지 않았다. 1년 반 동안 전체 판매량의 10%가 밀어내기 물량이었다.
남양유업 사태처럼 대리점주에 대한 '막말'은 없었을까. A씨는 "막말은 없었지만 밀어내기 물량을 볼 때마다 속이 쓰렸다"며 손사래를 쳤다. 그가 공개한 지역 담당자의 메일 내용에는 "힘드셨으리라 생각되는 와중에 매장에 많은 이윤을 보지 못하고 물건 많이 보낸 것에 대해 깊이 사죄드린다" "매출부진과 지점의 (무리한)매출목표에 대해 힘드신 것으로 잘 알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담당자 역시 에이스침대의 밀어내기 마케팅의 피해자 중 하나였던 것. 그 역시 얼마 후 일을 그만뒀다고 A씨는 전했다.
가구업계에서는 에이스침대의 이런 관행이 잘 알려져 있다. 한 침대업체 관계자는 "일반 가구매장은 점주가 침대 브랜드를 결정할 수 있지만 에이스침대 대리점은 오직 자사 침대만 사용해야 한다"며 "에이스침대의 독점적 지위가 바탕이 되었기에 가능한 밀어내기 영업"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가구업계 관계자도 "개인 점주들에게 주문보다 더 많은 할당을 주고 매출목표를 맞추는 방식"이라며 "남양유업 사태로 인해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지만, 최근까지 계속 행해져 왔다"고 꼬집었다.
에넥스 등 다른 가구업체들은 에이스침대 사태의 불똥이 옮겨붙을까 바짝 긴장하고 있다. 가구 대리점 체제에서는 본사의 독점적 지위를 바탕으로 한 밀어내기 영업이 암암리에 이뤄졌을 개연성이 높기 때문이다. 에넥스, 한샘 등은 모두 대리점 체제다. 가구협회 관계자는 "가구업계가 어려운데 왜 이 문제(불공정거래)를 터뜨리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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