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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금융기관 밥그릇 싸움에 해외프로젝트 발목잡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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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정책금융기관들의 신경전 때문에 국내 기업들의 해외 발전·설비시장 진출에 차질을 빚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업무중복을 줄이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정부가 정책금융 개편안을 내놓았지만, 개편안이 확정되기도 전에 기관들 간에 경쟁을 벌이느라 금융지원이 원활하게 되지 않는 '아이러니'가 발생한 것이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수출입은행은 최근 두산에너빌리티 의 베트남 빈탄IV 화력발전소 건설을 위한 EPC(종합설계시공)계약과정에서 "정책금융공사와 수출입은행이 동시에 금융지원을 하긴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 계약은 총 사업비 15억달러 규모의 사업으로, 베트남 국영전력청이 15%를 부담하고 나머지 금액은 금융지원을 받는 형식이다. 한국에서는 수은·무역보험공사·정금공이, 일본에서는 일본국제협력은행(JBIC)과 일본무역보험(NEXI)이 나눠 지원할 예정이었다.

수은과 정금공이 지원할 예정이었던 금액은 각각 3억달러 정도로, 금융조달전략을 모두 짜 놓았던 두산중공업은 3억달러를 정금공 대신 다른 금융기관에서 조달해야 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상황이 정부가 내놓은 '정책금융 개편안' 때문에 벌어졌다고 지적한다. 정부는 정책금융 개편안에서 산업은행과 정금공을 통합하고, 정금공의 해외자산 2조원은 수은으로 넘긴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내년 7월까지 정금공의 해외자산을 받게 된 수은이 벌써부터 익스포저(위험노출액) 관리에 나섰다는 것.
한 업계 관계자는 "결정되지도 않은 정책금융 개편안을 해외 계약 과정에서 언급하니 해당 업체들도 난감하다"며 "해당 계약은 3분기 중 금융계약을 마무리 할 예정이었지만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수은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해당 계약은 한국에서는 수은과 무보가 지원할 예정"이라며 "정부 방침상 '중복되는 정책금융 지원'을 지양하고 있어 정금공이 참여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금공이 단독으로 지원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그간 무보의 보증 건에 대해 지원하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그러나 기관 간의 밥그릇 싸움 때문에 중요한 해외계약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업계의 지적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이와 같은 상황이 해외 사업장에선 숱하게 벌어진다"며 "탁상 행정이 해외 수출현장에서 미치는 악영향을 집약적으로 드러낸 사례"라고 강조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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