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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노멀 시대 금융투자업의 미래]'파생' 때려잡으니 시장이 더 죽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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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파생상품을 다시 생각한다

[뉴노멀 시대 금융투자업의 미래]'파생' 때려잡으니 시장이 더 죽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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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적으로 금융투자업에 대한 규제가 강화됐다. 특히 파생상품시장은 위기의 주범으로 지목되며 강한 역풍을 맞았다. 주식워런트증권(ELW)과 코스피200옵션에 대한 규제는 가뜩이나 위축된 투자심리를 더욱 얼어붙게 했다.

그러나 최근들어 파생상품 시장에 대한 오해가 과장된 부분이 많다며 파생상품을 위기의 주범이 아닌, 위기관리의 수단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게 제기되고 있다. 시장변동성에 대비하기 위한 헤지 수단이자 시장 활성화의 역할을 파생상품이 해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규제 폭탄에 파생상품시장은 고사 위기=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흥국증권은 다음달부터 선물 옵션 주가연계증권 등 장내 파생상품을 취급하지 않기로 했다. 국내 증권사 가운데 처음으로 수익성이 없다는 판단을 내려 라이선스를 반납한 것이다.

파생상품에 대한 잇단 규제로 참여자들은 떠나고 시장은 위축되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 실제 지난해 금융당국은 코스피200옵션의 계약단위를 1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상향조정했다. 투기거래를 막을 목적으로 만든 규제지만 유동성이 대폭 줄어드는 역효과만 가져왔다.

2011년 ELW 유동성공급자(LP) 호가제한은 증권사와 초단타매매자(스캘퍼)가 연루된 ELW 부정거래 사건 이후 만들어졌다. 하지만 관련자들이 모두 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결국 투자심리만 위축시키는 꼴이 됐다. 그런데도 내년부터 코스피200 선물ㆍ옵션 등 파생상품을 사고팔 때 세율을 물리기로 하는 추가 규제안까지 나올 전망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현물보다 파생이 더 커져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기형적인 시장이 될 수 있다"면서 "투기적 수요가 강해 시장건전성 확보 차원에서 규제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같은 규제 속에 국내 파생상품 시장의 경쟁력은 크게 뒷걸음질쳤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파생상품 거래량은 총 4억3000만 계약으로 전년동기 13억9000만 계약 대비 69.2% 급감했다. 국가별 순위에서도 크게 밀렸다. 지난해 3위에서 올 상반기 8위로 주저앉았다.

◆파생상품, 창조경제의 첨병으로 인식해야= 전문가들은 파생상품을 단순히 투기의 주범으로 보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우선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파생상품은 16개로 미국 시카고상업거래소(CME)의 900개에 비해 상장 상품수가 극히 적다. 또한 상장된 16개 상품 가운데서 거래가 활발히 일어나는 것은 코스피200선물 등 주식관련 상품 8개 정도에 한정돼 있다. 개인투자자 상당수는 거래경험과 전문지식을 갖춘 대형투자자이다.

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 재무학 박사는 "한국의 파생상품시장은 코스피200 지수 관련 상품과 같은 몇몇 종목에서만 거래가 활발할 뿐 상품의 다양성은 매우 취약하다"면서 "주식시장의 변동성에 대한 효과적인 관리의 차원에서도 다양한 파생상품이 도입돼 활발하게 거래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의 규제로 3년가까이 표류되고 있는 변동성지수(VKOSP) 선물의 경우가 대표적인 예이다. VKOSPI 지수 선물이 상장되면 증시에 대한 헤지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 예컨대 위험이 높은 종목을 매수하면서 VKOSPI 지수 선물도 함께 매매하게 되면 위험도 낮추고 시장수익률도 높일 수 있다.

파생상품시장이 '창조경제'의 열쇠를 쥐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호철 한국거래소 파생상품시장본부장은 "파생상품이 부를 창출하는 '창조경제의 하나'라는 인식 확산이 필요하다"며 "다양한 상품들이 시장 거래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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