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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모호한 유정복 장관의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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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벌써부터 누가 출마할 것인지에 대한 설왕설래가 많다. 특히 인구가 집중돼 있는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3개 지자체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세 곳의 결과가 전체 판세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이 중에서도 경기도 지사는 현역으로 국정 현장을 뛰고 있는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이 여당의 주요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유 장관은 인천 출신으로 민선 김포시장을 역임한 후 김포시에서 17, 18, 19대 국회의원에 내리 당선되는 등 출신 지역 지지를 바탕으로 경기도지사ㆍ인천시장 후보군에 꾸준히 이름이 거론돼 왔다. 특히 올해 들어 같은 당 소속이자 현역인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사실상 3선을 포기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무주공산'이 된 경기지사 후보에 가장 유력한 인물로 각종 언론에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경기도 지역의 승리가 절실한 정부 여당이나 박근혜 대통령 입장에서도 유 장관만큼 인지도ㆍ경쟁력을 갖춘 이가 드물다. 이런 분위기 때문인지 유 장관 본인도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전혀 생각이 없다"고 손사래를 치던 것에서 최근 들어 '묵묵부답'으로 미묘한 기류의 변화를 보이고 있다. 이를 감지한 듯 안행부 내의 분위기도 "설마 장관 취임 1년도 안 돼서 그만두겠냐"는 것에서 "가능성이 있다"는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

경기도지사에 출마하고 안 하고는 전적으로 유 장관의 자유의지에 달려 있다. 다만 박근혜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안전한 국가' 정책을 수행하고 있는 주요 부처장인 유 장관이 취임 1년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선거 출마를 위해 하차한다는 것은 심사숙고해야 할 문제다. 국가적으로도 국정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적잖다.

안행부는 현재 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안전한 국가' 실현을 위해 이제서야 정책의 큰 틀을 잡고 실행에 옮기고 있는 중이다. 각 부처간 개방ㆍ공유ㆍ소통ㆍ협력을 뼈대로 일 잘하는 정부를 만들자는 '정부 3.0' 정책도 마찬가지다.이런 상황에서 주무부처를 맡고 있는 유 장관이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사퇴하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 추진 주체 중의 한 축이 사라지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제 막 도입해 제대로 실시도 못해 본 수많은 안전사회 및 정부 3.0 관련 정책들이 채 빛을 보기도 전에 유 장관은 떠나게 된다.
벌써부터 유 장관의 사퇴 가능성을 예상한 탓인지 안행부 내의 분위기도 정권 초기의 팽팽한 긴잠감이 사라진 지 오래다. '곧 바뀔 장관'과 일을 하다 보면 여러모로 긴장감이 없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리고 이는 안행부의 일 처리의 부실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취득세 인하 및 지방세수 보전 등 현안을 둘러싸고 타 부처와 갈등을 빚을 때 안행부가 보여준 모습은 실망스럽기 짝이 없었다. 취득세 인하 과정에서 안행부는 "절대 안 된다"고 목소리만 높였지 결국 정밀하게 대비하지 못해 조정 기능을 수행하지 못했다. 지방세수 보전 방안 마련 과정에서도 중앙-지방 정부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기만 했다.

유 장관의 '모호한' 행보는 본인에겐 유리할지 모르지만, 국정 전반과 유권자들에게 끼치는 악영향이 크다. 유 장관 본인이 지금이라도 향후 진로에 대해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한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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