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보고하려 했으나 내주로 미뤄져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2014년 예산편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기획재정부가 청와대에 'SOS'를 치기로 했다.
기재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번 대통령 보고는 7~8월에 진행했던 예산안 심의와 관련해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대통령의 의견을 듣기 위한 자리"라며 "오늘 일정이 취소됐는데 청와대 내부 사정으로 알고 있고 며칠 내로 다시 보고 일정이 잡힐 것"이라고 말했다.
기재부가 긴급하게 보고 일정을 잡은 것은 내년도 예산안과 관련해 재원 마련 대책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현재 기재부 예산실은 각 부처 등으로부터 내년도 예산계획을 제출받아 2차 심의 중이다. 밤샘 작업을 하면서 심의하고 있지만 국정과제 수행에 따른 재원 마련 대책을 놓고 기재부와 관계 부처가 마땅한 해결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기재부 내부에서는 이번 예산심의 과정에서 국정과제 수행을 위한 재원 마련 대책이 구체적이지 않아 연기나 공약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각 부처별로 내놓은 예산안 가운데 국정과제와 관련된 여러 가지 항목에서 확정되지 않았거나 연기되는 항목도 늘어나고 있다. 내부 의견조차 통일되지 않아 예산안 편성의 어려움이 풀리지 않는 상황이다.
수행해야 할 국정과제는 정해져 있고 이를 위한 재원 마련 대책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기재부가 대통령에게 긴급하게 직접 의견을 들고 결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까지 온 것 아니냐는 게 정부 안팎의 시각이다. '증세 없는 복지'를 고집하고 있는 박근혜정부가 결국 어떤 식으로든 노선변경 카드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일각에서는 본격적인 '증세 출구전략'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세종=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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