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적으로 변종박테리아와 싸우기 위해 더 많은 항생체를 몸 속에 투입하고, 또 내성을 가진 박테리아를 이기기 위해 다시 더 강력한 항생제를 퍼먹는 악순환에 빠진 것과 같다. 과학자, 이익 집단, 정치인은 물론 일반인 누구나 무엇인가 잘못 됐다는 걸 안다.
그 대안 중의 하나가 생체모방이다. 생체모방은 자연으로부터 배운 것을 인간 문제 해결에 적용하는 방식이다. 생체 모방의 예는 많다. 광합성하는 나뭇잎을 모방한 태양광 전지, 상어 피부를 모방한 항균 페인트, 도마뱀의 생명 활동을 기초로 한 획기적인 의약품 등 수많은 가능성이 이미 드러나 있다.
땅벌이 보잉 747보다 공기역학을 더 잘 이용하는 것처럼 우리가 자연 환경을 더욱 깊이 탐구할수록 획기적인 비즈니스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자연은 스스로 변화, 발전, 진화하면서도 자원을 다 써버리기나 낭비하지 않으며, 또 스스로를 위험에 빠뜨리지도 않는다. 그처럼 비즈니스할 경우 더 이상 환경을 파괴하지 않고도 지속가능한 세상을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자연 어디엔가는 피부를 해치지 않으면서 바를 수 있는 방법이 숨어 있어 이를 비즈니스에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가 있다. 가령 하마의 피부를 연구한다면 일광욕을 하는 동안 피부암을 걱정하지 않아도 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새로운 황금시대'의 저자 제이 하먼이 바로 그런 사람이다. 저자는 자연이 지닌 디자인, 기술, 생존 능력을 산업과 생활에 빌려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만들어야한다고 주장한다. 그것이 생체모방 혁명이다. 따라서 이 책은 자연에 지닌 놀라운 기술과 오늘의 첨단과학을 결합시키고자 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관한 책이다.
여기서 기업가나 창업자가 얻을 수 있는 영감은 숱하게 많다. 거미줄의 탄성이나 연꽃의 방수성질, 바퀴벌레의 빠른 이동원리 등 숲의 식물과 바다 생명체가 살아가는 원리 모두가 비즈니스 원천이 된다. 특히 미래 신산업으로 분류된 바이오테크, 항공우주, 의약학 등의 분야에서는 더욱 주목해야할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설명한다.
저자는 실제로 성공적인 생체모방 기업가이며 발명가다. 그는 자연에서 발견한 기술들을 산업에 적용하는 특허를 획득, 벤처기업을 설립해 30억달러 가치를 지닌 회사로 성장시키기도 했다. 혁신을 꿈꾸는 기업인들에게 한번쯤 읽어볼만 하다.
<'새로운 황금 시대'/제이 하먼 지음/이영래 옮김/어크로스 출간/값 2만원>
이규성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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