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국조는 오는 15일이 활동시한 종료일이다. 당초 합의한 7,8일 청문회는 물 건너갔다. 15일 이전에 청문회를 하려면 청문회 일주일 전까지 증인출석을 통보해야 한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이번 주초에는 여야가 증인 채택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여야 원내지도부는 4,5일 최종 시한을 보고 물밑접촉에 나섰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증인채택이 무산되면 국조가 사실상 활동을 마무리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이 경우 여야 모두 적지 않는 정치적 부담을 안게 되고 활동 시한연장 역시 부담이 크다.
꼬인 정국을 한번에 풀어줄 수 있는 것은 담판회담, 단독회동이다. 청와대와 여야의 대표회담은 조합에 따라 공감대가 다르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지난달 28일 민주당 김한길 대표에 모든 정국의 현안을 함께 논의하고 풀어내자는 취지로 양당 대표회담을 제안했지만 김 대표측이 미온적이다. 양당간 일정과 의제 조율에 시간이 걸려 7월 회담은 불발됐고 황 대표는 지난달 31일부터 이날까지 폴란드, 독일 방문을 마치고 귀국했다.
반면에 김한길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과의 담판회담을 요구하고 있다. 김 대표는 전날 청계광장에서 열린 민주당 국민보고대회에서 현 정국을 풀기 위한 영수회담을 박 대통령에게 공개 제안했다.
김 대표는 이날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최고위원회-당 '민주주의 회복과 국정원 개혁 국민운동본부' 본부장단 연석회의에서도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비극을 막기 위해서라도 더이상 국민이 알고 있는 진실을 애써 외면하지말고 국민의 명령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박 대통령만이 현 정국을 풀 수 있는 열쇠를 갖고 있다"며 "민주주의를 짓밟은 국기문란의 진실을 규명하는 일이 국민과 역사의 준엄한 명령이라는 것을 다시 확인한 만큼, 끝까지 하나로 뭉쳐 두려움 없이 전진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회담제안에 청와대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으며 황우여 대표도 "청와대에서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언급을 삼갔다.
박 대통령으로서는 여야간 대치가 오래되고 민주당이 장외투쟁이 장기화될 경우 하반기 국정운영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국정조사를 둘러싼 여야대치는 정치권에서 풀어야 할 사안이라고 보고 있다. 민주당 김 대표가 요구하는 단독회담에 대해서도 가부간의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는 것. 따라서 박 대통령으로서는 오는 15일 광복절까지는 국정원 국조와 민주당 장외투쟁이 진전여부를 지켜본뒤 이후에 광복절 경축사를 토해 정국 현안에 대한 입장을 정리해 발표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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