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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에서]멀티 융합을 통한 미래 경제 창조

최종수정 2020.02.11 14:05 기사입력 2013.01.15 11:28

명현 카이스트 건설 및 환경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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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과 산업계에 있어서 융합은 여전히 화두이다. 오랫동안 융합이 강조되어 왔고, 실제로도 성공 사례들이 나오고 있다. 일례로 아이폰의 성공은 정보기술(IT)과 디자인, 인문학, 경영학의 융합이 주효하였다는 분석이 공감을 얻고 있다. 아이폰 이전에도 스마트폰은 있었다. 그러나 애플은 상생의 모바일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는 경영학적 통찰력을 기반으로, 사용자 편의성을 최대화한 미니멀리즘 디자인, 인문학적 분석 등을 IT 기술과 융합하여 감동을 주는 기술을 선보임으로써 모바일 혁명을 일으켰다고 평가받고 있다.

2년 전 지식경제부에서 발간한 'IT융합 확산전략 실현을 위한 IT융합 미래기술예측조사 2025'라는 책자를 보면 IT+조선, IT+건설, IT+자동차와 같이 기존 산업과 IT와의 융합 전략이 상세하게 담겨 있다. 하지만 뭔가 허전해 보이는 것은 왜일까? IT와 어떤 한 산업의 융합도 좋지만, 아이폰의 사례에서 보듯이 진정한 융합은 여러 분야가 어우러져서 일어나는 일종의 문화적 혁명 같은 것이리라. 이제는 '1+1'의 단순 융합이 아니라 '1+1+1+1+…'과 같은 멀티 융합 전략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대인 것이다.
우리나라 융합 기술의 현실은 어떨까? 카이스트에서는 2009년부터 2년간 모바일하버(움직이는 항구)라는 사업을 수행하였다. 바다에 정박해 있는 대형 컨테이너선의 짐을 실어 나르는 시스템으로, 항구에 접안이 어려울 때 매우 경제적이다. 이는 조선해양공학을 기반으로 기계, 전기전자, IT, 로봇, 교통공학 등 여러 분야가 융합되어야만 풀 수 있는 멀티 융합 분야이다.

그러나 시작하기도 전에 많은 반대에 부딪혔다. 조선해양 분야에 시급한 사업도 아니고, 실현 가능성도 희박하다는 등 조선해양 분야 전문가들의 반대에 부딪힌 것이다. 이후 사업단을 중심으로 다양한 분야의 인력이 대거 참여하여 상용화 이전 수준까지 개발하는 데 성공하였다. 모바일하버의 자동 운항 시스템 개발에 참여했던 필자도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유해한 해양 생물을 무인으로 퇴치하는 해양 로봇을 만들겠다'고 제안했더니, 조선해양에 대해 잘 모르는데 성공하겠느냐면서 조선해양 분야 전문가들에게서 부정적인 의견을 들었다.

정부에 제안서를 쓰고, 시제품을 만들어 가능성도 보여주며, 경제성 분석 자료를 가지고 설득하러 다녔지만 정부 부처는 자기 영역의 경계를 벗어나지 않으려고 하였다. 유해한 해양 생물은 수산물에 많은 피해를 주므로 먼저 관련 정부 부처를 찾아가 설득을 했다. 그러나 결과물이 로봇이므로 로봇 소관 부처로 가란다. 또 로봇 관련 부처로 가면, 적용 대상이 해양이니 타 유관 부처 사업으로 추진해 보라고 했다.
새로운 정부의 출범과 더불어 과학기술계에도 많은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지경부의 올해 예산 중 IT 융합 확산에 상당 부분이 투자될 예정이라고 하니 반가운 소식이다. 그러나 혁신적인 융합을 촉발하기 위해서는 멀티 융합의 표본인 애플의 모바일 혁신 사례를 벤치마킹해 볼 필요가 있다. 국가적으로 멀티 융합이 제대로 일어나게 하기 위해서는 정부 부처 간 경계를 허물 수 있는 시스템 구축, 범부처 간 시너지가 있는 공동 사업의 우선적 발굴, 자연스런 멀티 융합 문화가 형성되도록 하는 교육 및 인력 양성 시스템 구축, 양성 인력의 취업시 우대 등의 제도적 장치도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기존 산업 분야의 오픈 마인드가 필요하다. 아무리 융합을 하고 싶어도 기존 산업 분야에서 일하는 분들이 마음을 열어주지 않으면 혁신적인 융합이 일어날 수 없다. 멀티 융합을 통해 파이를 키워야만 우리나라가 전 세계를 선도할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명현 카이스트 건설 및 환경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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