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안 두 후보의 단일화로드맵은 7일부터 본격 가동된다. 두 후보측 실무팀이 구성돼 단일화의 전 단계이자 단일화 및 집권 이후의 연대를 모색하고자하는 새정치선언문의 초안작업에 들어간다. 세부 문구 수정과 각 후보의 '결재'를 마치면, 이르면 내주 초에는 새정치선언문이 발표된다. 새정치선언문에서는 문-안 두 후보와 민주통합당과 지지세력, 안 후보와 안 후보 지지세력의 세력간의 연대를 공고히 하면서도 두 후보 모두가 공감하고 있는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의 집권연장을 반대하는 내용을 담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두 세력에 추가로 보수층과 무당파층을 단일화의 블랙홀로 빨아들어 단일화 효과를 1+1은 2가 아닌 3을 넘어선다는 구상이다.
본선에서의 관전포인트는 단일화효과가 얼마나 극대화될지, 단일후보가 문-안 두 후보의 지지율의 합계 이상의 변곡점을 찍을지, 이에 대응한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 박 후보 지지세력의 움직임이다. 새누리당은 당초 안 후보가 '안철수현상'의 바람을 몰며 대선출마를 하고 박근혜 대세론을 뒤흔들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었다. 본선에 가장 먼저 등판했음에도 인혁당 판결에 대한 발언과 정수장학회 논란 등의 악재가 터졌고 투표시간연장, TV토론무산 등에 대한 비판에 직면했다. 대선행보는 물론 공약발표 등 모든 상황이 꼬일대로 꼬인 상태였다. 특히 단일화 이슈가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면서 박 후보의 정책이나 민생행보가 모두 빛을 보지 못한 상태다.
새누리당은 이에 따라 단일화를 야권에 내세우는 '드라마'가 아닌 '정치쇼', '야합'의 프레임으로 몰고 갈 계획이다. 이미 문-안 6일 합의에 대해 대국민사기극, 3대 범죄, 포장술, 꼼수정치, 야합 등의 거친 표현을 써가며 비난을 퍼부었다. 이를 통해 단일화효과를 1+1이 2가 아닌 1.5 이하로 낮춘다는 기대다.
박 후보로서는 26일까지는 조용한 행보를 통해 준비된 여성대통령이라는 점을 부각시키는 한편으로, 27일 최종 본선을 대비한 대책마련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도 문-안 단일화의 시너지를 억제하기 위한 노력도 할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는 전날 문-안 두 후보의 정치쇄신에 대응한 집권후 대통령 4년 중임제 개헌 추진, 정당ㆍ국회개혁 등을 골자로 하는 정치쇄신안을 발표했다.
당과 선대위 차원에서는 당분간 대선 캐스팅보트를 쥔 호남과 충청권 공략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황우여 대표는 이날 라디오연설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과 호남을 언급하며 적극적인 구애를 나타냈다. 특히 박 후보의 "아버지를 놓아드리겠다"는 발언에 대한 깊은 고뇌를 전한 것은 박 후보와 '과거'를 떼어놓으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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