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_progress

아시아경제 최신 기획이슈

디자인 가구, 경매로 이어진다

최종수정 2012.02.02 12:01 기사입력 2012.02.02 12:01

댓글쓰기

[아시아경제 채정선 기자]

현대미술 갤러리들이 디자인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즈음이었다. 점차 그 관심사가 분명해지면서 디자인 전문 갤러리들이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 2012년, 디자인은 디자인 경매를 통해 제자리를 잡아가려는 참이다. 중국만 해도 매해 30%의 성장세, 생각해보면 조지 나카시마의 작품으로 꽉 찼다는 30년차 컬렉터의 집은 확실히 장식만을 겨냥한 것이 아니었다.

▲ 비트라 하우스

▲ 비트라 하우스


1월 말, 서울 옥션에서 2012년 첫 번째 경매가 있었다. 타이틀은 '아트 포 인테리어(Art for Interior)'. 이 경매를 통해 집을 채우는 것들, 목가구와 근현대 고미술품 등 총 90점 가까운 작품이 거래되었다. 서울 옥션이 ‘디자인’이라 이름 붙여 아트 퍼니처(Art Furniture)라 통칭하는 가구 경매를 처음 연 것이 2010년이다. 그때부터 줄기차게 디자인 가구의 흐름을 주도하는 장 프루베(Jean prouve), 조지 나카시마(George Nakashima), 세르주 무이(Serge Mouille), 샤를로트 페리앙(Charlotte Perriand) 등 아트 퍼니처를 대표할 세계적 디자이너들의 작품이 경매에 등장하고 있다.

크리스티와 소더비는 데코레이티브 아트(Decorative Art) 부문에서 디자인 경매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의 아트 퍼니처 경매 시작점도 그리 먼 일은 아니니 불과 2000년대 초반이다. 그리고 5년 뒤인 2005년에 국내에서도 이러한 디자인 제품들을 경매 대상으로 고려하기 시작했다. “서미 갤러리의 경우, 디자인 전시를 이어가고 있다. 대림미술관도 꾸준히 호응 좋은 전시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대림미술관에서 패션 디자이너 ‘폴 스미스’의 방을 옮겨 놓은 전시 풍경은 신선한 충격이 아니었나. 이렇게 디자인은 점차 확장되어 저변이 넓어지고 있다. 아직은 경매 시장에서 그 규모나 입지가 파인 아트에 비해 미흡하지만 조만간 자리를 잡게 되리라 내다본다”고 제1호 미술품 경매사이자 에이트 인스티튜트 박혜경 대표는 말한다.

소더비, 크리스티와 함께 세계 3대 경매재단인 필립스 드 퓨리(Phillips de Pury & Company)가 있다. 이곳은 컨템퍼러리를 기반으로 디자인 경매를 전략적으로 주력하고 있다. 그에 앞서 세계적인 디자인 행사로 스위스 바젤과 미국의 디자인 마이애미(Design Miami)가 있다. 매년 가장 큰 디자인 마켓이 형성되는 지역이다. 세계 콜렉터들은 마이애미와 바젤을 에두르고 그 다음으로 이어지는 세계3대 경매 회사의 디자인 경매를 주시한다. 이 가운데 디자인 마이애미에는 국내 서미갤러리가 꾸준히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에도 이삼웅 작가의 자개로 만든 작품을 선보인 바 있다. “디자인 마이애미를 다녀왔다. 거기서 파인아트와 디자인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고 봤다. 이제 디자인의 향취를 작가적 시선으로 가져오는 시점이 된 것이다.”라는 게 박혜경 대표의 소회다. 디자인의 장에 속해 있던 것들이 이제 본격적으로 순수미술 분야로 수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 조지 나카시마의 작품

▲ 조지 나카시마의 작품


지난해 청주 공예 비엔날레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기념비적인 의자 100개를 모아 전시한 바 있다. 유난히 관객의 호응이 좋았던 전시로 기억된다. 그런데 전시되는 의자들은 과연 어떤 가치를 지니고 있는 것일까. 이런 질문은 빈티지냐 아니냐의 문제 제기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장 프루베가 만든 의자는 오리지널, 디자인 판권을 가진 업체를 통해 재생산되는 제품은 리프러덕트다. 이것은 디자인 경매가 가능한 제품이냐 아니냐의 차이를 만든다.

“리프러덕션 제품이 도리어 기술이나 소재가 좋아진 덕분에 더 튼튼한 제품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가치가 없다고 한다. 소위 오리지널, 빈티지 제품만이 세월을 입고 경매에 오를 수 있다.” 김신 대림미술관 부관장의 부연 설명이다. 그는 덧붙여 “고가의 패션 브랜드 가방이라면 누구든 욕망하고 실현하려 한다. 하지만 아직 아트 퍼니처에 대한 욕구는 미진한 수준”이라고 시장을 진단한다.

▲ 국제 갤러리를 통해 선보였던 요리스 라만의 작품

▲ 국제 갤러리를 통해 선보였던 요리스 라만의 작품


그러나 꼭 값비싼 디자인만이 갤러리 카테고리에 포함되는 것은 아니라는 게 박혜경 대표의 말이다. “뮌헨 어느 미술관에서 중저가 가구 브랜드 이케아(IKEA) 제품 전시를 봤다. 미술관에서 이케아 제품을 전시한다는 게 놀라웠다. 디자인은 가격대에 관계없다. 그 디자인을 수용할만한 가치가 있다면 가능한 일이 아닌가. 이케아가 저렴해서 선호하는 건 아닐 것이다. 다만 우리가 경매에서 볼 수 있는 것은 빈티지에 한정판이어야 한다는 것 뿐이다.”

지속적인 대림 미술관의 성공적인 디자인 전시만 봐도 디자인에 대한 인식이 변하고 있다는 건 자명하다. 그리고 미술 경매 시장이 그랬듯 디자인 경매도 성장 단계를 밟아가고 있는 것을 부인할 수 없는 단계다. 조만간 독자적으로 디자인 경매가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 당신은 아트 퍼니처에 관심을 가질 것인가 아닌가.


<#10_LINE#>


디자인 가구, 경매로 이어진다
20세기 위대한 디자이너의 '프루베 로'

장 프루베(Jean prouve)는 20세기 가장 뛰어난 프랑스 디자이너로 기록되어 있다. 생전의 그는 건축가이자 엔지니어, 스승이자 발명가였고 디자이너였다. 가구가 등장하는 경매에 자주 거론되는 작가 이름이기도 하다. 스위스 가구 브랜드 비트라(Vitra)는 2001년부터 장 프루베 디자인의 독점 제작 및 판권을 가지게 되었다. 이를 계기로 비트라는 세계적인 청바지 브랜드 지스타(G-Star)와 함께 장 푸르베의 새로운 스타일을 선보이기로 했고 2년여의 노력 끝에 '프루베 로(Prouve Raw)'를 선보이게 되었다. 미묘한 색과 특수 고안한 패브릭 원목의 조화에 더해 장 프루베를 향한 존경을 담은 컬렉션이다. 총 17가지 작품 중 9개를 프루베 로 라벨을 붙여 한정 생산할 예정이며 이것은 세계 각국 비트라 쇼룸에서 찾을 수 있다.


채정선 기자 est@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간격처리를 위한 cla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