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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中경협 '나진항 촉매' 영향 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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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만난 김정일과 후진타오주석

2004년 만난 김정일과 후진타오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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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중국이 북한 나진항의 4∼6호 부두를 개발해 50년간 사용하고, 나진과 중국 지린성 취안허(圈河) 사이에 고속도로와 철도를 건설하는 내용의 투자협약이 북중 양국간에 체결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북중경협의 발판을 삼을 것인지 중국의 일방적인 짝사랑경협이 결국 실패로 돌아갈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27일 "북한이 중국과 경제적 관계를 치중한다는 것은 국제사회에 고립이 시작되면서 외화벌이에 압박이 가해져 어려움에 놓였다는 증거"라면서 "더 지켜봐야겠지만 북한의 일방적인 정책을 고집할 경우 쉽게 풀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창지투를 동북아 물류 거점으로 육성하려는 중국은 이 사업 성공을 위해서는 동해 항로 확보가 선결돼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라진항과 청진항을 통하는 해상 항로 확보에 큰 공을 들여왔다.

이에 따라 중국은 올해 3월 나진항의 1호 부두 사용권을 확보하는 한편 10년으로 알려진 사용 기간을 늘리고 대형 선박이 오갈 수 있는 대규모 부두 확보를 추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나진항에는 1∼5호까지 5개 부두가 있는데 이 중 3호는 러시아가 사용권을 가져간 상태이며 4∼5호는 규모가 작거나 개발이 끝나지 않아 사실상 방치돼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이번 협약을 통해 나진항 부두를 6호까지 늘려 대규모로 개발하고 50년간의 사용권을 갖기로 한 것으로 알려져 창지투 개방 선도구 프로젝트의 핵심인 동해 출로 확보를 상당히 진척시킨 셈이다.
기업은행 경제연구소의 조봉현 연구위원은 26일 "북한 해외투자위원회의 김일영 부위원장이 어제(25일) 베이징에서 중국 지린성(吉林省) 고위관리들을 만나 이같은 내용의 협약을 체결했다"면서 "김일영은 나진ㆍ선봉 개발을 위해 신설한 노동당 산하 '나선담당국'의 국장을 겸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연구위원은 이어 "이번 투자협약은 지난 8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방중 당시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 합의된 내용"이라면서 "본격적인 사업 추진을 위해 조만간 평양에 중국 측 사무소를 개설하되, 투자 방식과 기간 등은 추후 논의하기로 했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투먼-청진 구간 철도는 중국이 나서서 이미 보수 작업을 진행 중이고 이 구간을 운행할 컨테이너 열차도 제작하고 있다. 라진이나 청진항을 이용한 해상 항로 개설을 북한보다 중국이 더 다급하게 여긴다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기업은 일관성 없는 정책 때문에 북한에 투자했다 수익은 고사하고 원금 회수에도 어려움을 겪어온 경험이 있어 여전히 대북 투자에 소극적이다. 중국이 투먼 호시무역시장을 개장한 데서 알 수 있듯 양국 민간 무역상들의 자유로운 교역 확대를 희망하는 반면 북한은 '불온 사상' 확산을 우려해 민간인의 호시무역시장 참여를 허용하지 않는 등 확연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경협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접근 방식에서는 양측의 간극이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로, 북중 경협이 생각처럼 순탄치만은 않을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동용승연구원은 "지난달 초 최영림 내각 총리가 방중했다는 것은 양국정상들이 큰 틀에서 이미 합의한 것으로 봐야한다"며 "개발방법론, 정치적입장 등 세부적인 사항을 합의하는 것은 장기적인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동 연구원은 "중국기업들의 입장에서는 북한 내부의 정책변화가 없는 한 무리한 투자에 나서기는 힘들 것"이라며 "일부기업들만이 틈새시장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낙규 기자 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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