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톡스 유사물질 개발...정신질환 치료제 개발 가능성 열려

권대혁 성균관대 유전공학과 교수

[아시아경제 김수진 기자]국내 연구진이 보톡스와 같은 효과를 지녔으며 크기가 작아 정신질환 치료제로도 사용할 수 있는 보톡스 유사물질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7일 권대혁 성균관대 유전공학과 교수가 주도한 연구팀이 보톡스의 1000분의 1크기로 작으면서도 먹거나 만져도 인체에 전혀 해롭지 않은 유사물질을 개발, 과학 권위지인 ‘미국립과학원회보(PNAS)’ 온라인 속보 7일자에 게재됐다고 밝혔다.

보톡스는 '클로스트리디움 보툴리눔'이라는 미생물이 만드는 신경독이다. 미국의 앨러갠사가 보톡스를 약으로 활용하는 기술을 내놓으면서 주름 제거 효과가 뛰어난 미용 제품으로 인기를 끌었으며, 사시나 눈 주변 근육 경련 등의 치료제로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기도 했다. 이밖에도 보톡스는 요실금이나 탈모 등 다양한 질병을 치료하는 데 사용되며 최근에는 편두통에도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보톡스는 독성이 강해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면 생명에 위협이 될 수 있고 크기가 커서 정신질환 치료제로는 적합하지 못하다는 단점이 있었다.

반면 권 교수는 연구를 통해 먹거나 만져도 안전한 식물의 폴리페놀 성분에서 보톡스를 대체할 수 있는 저분자 화합물을(미리세틴, 델피니딘, 시아니딘)을 개발했다. 보톡스가 뉴런 말단의 단백질 복합체(스네어)를 절단해 신경 전달을 중지시키는 반면 이번에 개발된 저분자 화합물은 스네어 내부로 들어가 기능을 저하시켜 보톡스와 같은 효과를 얻어낸다. 크기 역시 기존 보톡스의 1000분의 1로 간질 등 정신질환 치료제로 활용될 수 있다.

권 교수는 "세계 보톡스 시장은 16억달러 규모로 추정되며 향후 기하급수적으로 확대될 것"이라며 "이번에 개발한 새로운 물질을 이용하면 2~3년 안에 주름제거용 화장품이나 다한증 치료제 등을 개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수진 기자 sj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