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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수' 허정무-차범근, 12년 세월이 맞바꾼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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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범자 기자]운명은 참 얄궂다. 12년의 세월이 두 사나이의 위치를 바꿔 놓았다. 현역 시절 절친한 동료이자 최고의 라이벌이었던 이들은 2010년인 지금도 그라운드 안팎에서 팽팽한 긴장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주인공은 허정무(55)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과 차범근(57) SBS 해설위원. 98 프랑스월드컵 때 대표팀을 이끌었던 차범근 전 감독은 2010 남아공월드컵서 방송 해설 마이크를 잡았고, 12년 전 중계방송 해설위원으로 프랑스 월드컵을 찾았던 허정무 감독은 이번엔 대표팀을 이끌고 남아공월드컵서 사상 첫 원정 16강에 도전한다.
이들의 라이벌사는 30년이 훨씬 넘게 이어져 왔다. 70년대 한국 축구 간판스타였던 이들은 76년 국가대표 1진 화랑팀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차범근 위원은 불세출의 스트라이커로, 허정무 감독은 '진돗개'라는 별명답게 어떤 포지션에서도 상대 선수를 물고 늘어지는 근성있는 플레이로 축구팬들을 열광케 했다.

고려대(차범근)-연세대(허정무), 독일 분데스리가 진출 1호(차범근)-네덜란드 리그 진출 1호(허정무) 등으로 계속된 라이벌 관계는 팬들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했다. 호적 상으로는 허 감독이 두 살 어리지만 실제로는 동갑이다.

86년 멕시코월드컵에서는 나란히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했고, 90년대 초에는 차범근 감독이 프로축구 울산, 허정무 감독은 포항 감독을 맡으며 벤치 대결을 벌이기도 했다.
이들의 라이벌 관계가 더욱 주목을 끈 시기는 바로 98년 프랑스월드컵 때였다. 한국은 멕시코와 1차전을 1-3으로 역전패한 후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네덜란드와 2차전서 0-5 참패를 당했다.

당시 모든 언론과 축구팬들이 그랬 듯 허정무 해설위원도 차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을 차갑게 비난했다. 기자회견장에서 서로 언성을 높이는 일까지 벌어졌다. 결국 차 감독은 대회 도중 경질돼 귀국하는 수모를 겪었고 김평석 감독대행에 이어 그해 10월 대표팀 사령탑에 오른 이가 바로 허정무 감독이었다.

그리고 2010년 남아공월드컵. 이번엔 허정무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차범근 감독은 마이크를 잡고 월드컵 무대에 또 한 번 나란히 서게됐다. 재미있게도 차 위원의 아들 차두리는 허정무호의 수비수로 활약 중이다.

차범근 위원은 6일 기자회견에서 "해설자로서 몇 번 정도 허정무 대표팀 감독을 만나야 할 것같다. 이전에 해설할 때는 감독들을 만나본 적이 없었지만 이번엔 감독의 생각들을 물어볼 필요가 있을 것같다"고 했다.

지난 30여 년 간 선수로서, 지도자로서, 해설자로서 끝없이 마주치고 경쟁하고, 손을 잡고 등을 돌렸던 두 사나이가 이번 월드컵에서는 또 어떤 이야기거리를 만들어낼 지 흥미롭기만 하다.

조범자 기자 anju1015@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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