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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원·달러 전망]당국 변수에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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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선영 기자] 글로벌 금융시장이 그리스어로 "맘마미아(어머나, 이럴수가)"를 외쳐야 할 판국이다. 그리스에서 촉발된 유럽 사태의 불씨가 주변국으로 옮겨붙고 있는 상황에서 수습이 잘 되지 않고 있다.

천안함 침몰 후 조사 결과에서 북한의 소행으로 밝혀지면서 한국은 지정학적 리스크마저 떠안게 됐다. 역외 투자자들이 황급히 원화 매도, 달러 매수, 유로 매수로 이익실현에 나서면서 원달러 환율은 연휴동안 1240원까지 치솟았다.
유로·원 환율은 1400원대에서 1500원대로, 원·달러 환율은 1140원대에서 1200원대로 뛰었다.

이번주 원·달러 환율은 주초반 1200원대 상승 후 높아진 레인지에 머물 듯하다. 다만 변동성이 커짐에 따라 롱심리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 한국, 미국 모두 당국 변수가 하나씩 자리잡고 있다. 일단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역외의 스탑성 매물, 증시 하락 가능성, 유럽 및 미국의 금융규제안 등에 상승 쪽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다.
아시아증시 하락이 잇따를 경우 투신권 매수세가 유입될 수 있는데다 오는 28일 수출보험공사 마바이, 수입업체 월말 결제수요 등도 수급상 하단을 떠받칠 전망이다.

무엇보다도 하룻밤 새에 무슨 일이 일어날 지 모른다는 우려가 시장 저변에 깔려 있는 데다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 점은 또 다른 환율의 불안 요인이다.

다만 외환당국의 매도 개입 가능성, 유럽 구제금융기금 승인, 월말 네고 물량 등으로 상승폭 확대는 조심스러운 양상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외환당국, 매도 개입 여부

원달러 환율이 단기간에 1200원을 뛰어넘으면서 당국의 고민도 깊어질 듯하다. 올들어 견조한 한국 펀더멘털에 기댄 환율 하락 기조를 타고 하락속도를 조절해 온 당국으로서는 반대로 달러 매도 개입을 고려해야 할 형편이다.

지난해 10월29일 1206원을 고점으로 차츰 밀린 환율은 이따금 유럽발 악재로 상승했지만 6개월에 걸쳐 1102.6원(4월26일)에 저점을 찍었다. 그러나 같은 수준을 회복하는데 걸린 시간은 불과 한달도 채 안됐다.

하락 속도에 견주었을 때 상승 속도는 무척 가파른 셈이다. 다시 한번 환율 상승 쪽으로 시장 쏠림이 있을 경우 외환당국은 그동안 매수 개입으로 사들인 달러를 이번엔 되팔아야 할 듯하다.

주말동안 한국은행은 천안함 침몰원인 발표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와 남유럽 재정위기 심화에 대처하기 위해 통화금융대책반을 신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은이 이주열 부총재 주재로 연 금융외환시장 상황점검 긴급회의에서 금융외환시장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 및 정부와 협의를 한층 강화하고 필요시 공개시장조작 등을 통해 시장안정을 적극 도모하기로 했다. 당국 변수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유럽 위기, 글로벌 공조 가속화

유럽 사태의 해결도 당국 변수가 주목된다. 일단 미국, 영국, 독일 재무장관이 오는 26일~27일 긴급 회의를 할 예정인 만큼 대응책이 나올지가 관건이다. 유럽 사태가 글로벌 금융위기의 2탄이 되지 않도록 글로벌 공조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독일 의회가 지난 22일 유럽구제기금 출자 법안을 승인한 점은 안도감을 주는 재료지만 워낙 악재에 민감해진 시장은 추가적인 진전을 요구할 듯하다. 독일 의회는 7500억 유로 규모의 유럽 구제기금에 1480억유로를 출자키로 했으며 이제 대통령 서명 절차만 남겨둔 상태다.

유로화 추락 속도도 둔화되고 있다. 일단 유럽은 물론 미국까지 외환시장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로화는 1.21달러대에서 1.25달러대 중반까지 반등세를 굳힌 상태다.

유로존과 미국이 공동 성명이나 구두개입성 경고를 내놓을 수 있어 유로 가치는 추가로 반등할 여지가 있는 상태다. 다만 시장 전반에서는 유로화 가치 하락에 대한 전망이 여전히 우세한 만큼 유럽 재정위기 해결 국면이 동반된 개입만이 유로화 레벨을 꾸준히 지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원달러 환율은 이제 유로화가 반등해도 반대로 역외투자자가 원화 포지션을 정리하는 측면이 크다. 따라서 환율은 유로 반등에 따른 글로벌 금융시장 안정의 간접적인 효과만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 미국 등 금융 규제안 부각

유럽, 미국을 비롯한 각국의 금융규제안도 위험 회피 심리를 가중시키고 있다. 일단 지난주 독일의 한시적인 주식 및 채권 공매도 금지 조치로 국제금융시장이 한차례 몸살을 앓은 바 있다. 그러나 이같은 조치가 유로존에서 좀 더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추가적인 움직임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유럽에서 금융거래세 도입안에 대한 관측도 슬슬 나오고 있다. 장 클로드 융커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회의) 의장 겸 룩셈부르크 총리는 지난 20일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다른 국가들과 사전 협의 없이 유럽내 금융거래세를 도입할 수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유럽이 독자적으로 금융거래세 부과에 나설 경우 독일 공매도 금지 조치에 버금가는 시장의 격렬한 반응이 나올 수도 있다.

미국 상원은 21일 오바마 금융규제 법안을 통과시켰다. 월가의 대형 투자은행들은 약 20% 가량 수익이 줄어들 것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일단 미국 금융규제 법안에 따른 파장을 배제할 수 없다.

한국 역시 해외 자본 유출입에 대한 대책으로 금융규제안 마련을 검토하고 있는 만큼 이에 따른 외환시장 영향도 주목할 만하다.

◆주가 하락, 투신권 환매 가능성

외환시장의 우려감을 배가시키는 또 다른 재료는 증시 하락이다. 아시아 증시는 지난주 급격히 떨어지는 양상을 나타냈다. 소버린 리스크에 한국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가중되면서 역외투자자들의 이익실현성 매도가 줄을 이었다.

MSCI 아시아태평양 지수는 한주만에 6.7% 하락했고 한국 코스피지수, 일본 니케이지수, 중국 상하이종합지수, 홍콩 항셍지수 등이 줄줄이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이와 함께 아시아 이머징 마켓 통화 강세에 베팅했던 역외투자자들은 황급히 레버리지를 축소하면서 숏커버에 나섰다. 원화는 물론 인도 루피, 말레이시아 링키트, 싱가포르 달러 등 아시아통화가 약세를 나타냈다.

이런 상황에서 증시 하락이 추가로 이어질 경우 역외 펀드의 투신권 환매가 촉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머징마켓 레버리지 축소가 본격화될 경우 원달러 환율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 역외는 불안

국내 외환시장 참가자들이 천안함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를 보는 시각은 침착하다. 그동안 수차례 겪어온 학습효과이기도 하지만 일단 최종 전면전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우세하다.

정부는 지난 21일 경제동향 점검회의를 열고 남북 긴장 고조에 따른 단계별 대응을 위해 관계기관 합동 대책반을 구성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오는 24일 오전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 대국민담화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담화에서 대통령이 명백한 무력도발이라는 점을 언급할 수 있는 만큼 역외 투자자들이 패닉으로 치달을 수 있다.

◆중국, 변동환율제 도입 가능성

중국의 변동환율제 도입 가능성, 위안화 절상 여부도 주시할 만하다. 중국이 유로화 가치 하락을 빌미로 뜸을 들이고 있는 상황인 만큼 이번주에 결론이 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

그러나 천안함 리스크, 유럽 사태 등으로 불안해진 투자자들이 환율 상승세를 누그러뜨릴 재료를 찾는 과정에서 이 소식이 나올 경우 반응할 가능성이 있다.

◆역외 NDF환율 1200원대 폭등

21일(현지시간)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211.0/1213.0원에 최종호가되며 거래를 마쳤다.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 0.55원을 감안하면 전일 현물환 종가(1194.1원)대비 17.35원 오른 수준이다.

원·달러 1개월물은 장중 저점 1207.0, 고점 1230.0원에 거래됐다. 마감무렵 달러·엔은 90.0엔, 유로·달러는 1.2570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20일(현지시간) 원·달러 1개월물은 1208/1210원에 최종호가를 기록한 바 있다.

이번주 국내시장에서는 오는 26일 기획재정부 위기관리대책회의, 27일 한국은행 2010년 4월중 국제수지 동향, 관세청 무역수지 전망 등이 예정돼 있다.

뉴욕에서는 오는 24일 4월 기존주택판매, 26일 신규주택판매 등이, 오는 25일에는 5월 컨퍼런스보드의 소비자신뢰지수 등이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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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영 기자 sigu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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