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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우 "10억, 한 장면에 부상-병원행까지 그래도 행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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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신문 문용성 기자]박희순과 박해일을 비롯해 이민기 신민아 이천희 등 최근 잘 나가는 젊은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화제를 모은 영화 ‘10억’에 잘 드러나지는 않지만 굉장히 중요한 인물이 있었다. 후반부 회상 장면에 등장한 극중 박희순의 아내 역을 맡은 배우 이은우다.

다양한 직업과 성격을 가진 사람들이 10억 원의 상금을 두고 서호주 사막에서 목숨을 거는 게임을 치르게 된 계기가 되는 인물이니 출연 분량과 상관없이 꽤 의미 있는 캐릭터다. 그는 영화에서 아무 이유 없이 얻어맞기만 한다. 피가 터지고 뒹굴어도 주위에서는 도와주는 사람이 없다. 결국 폭행에 의해 숨지게 된 이 여자의 남편이 장피디 역의 박희순이다.
“2월 초 종로 한복판에서 하루 한 회차 촬영에서 모든 장면이 촬영됐어요. 하지만 온몸에 멍이 들고 심한 타박상에 찰과상까지 안 아픈 데가 없더군요. 제작진의 걱정으로 병원에 가 치료를 받을 정도였으니까요.”

CF모델로 시작해 얼마 안 되는 작품에 출연했지만 이은우는 영화와 드라마에서 다양한 연기 경험을 쌓았다. 하지만 이렇게 힘든 경험은 처음. 모두 얻어맞는 거친 액션 장면이어서 촬영 후 목이 일자로 경직되는 증상까지 생겼다.

“영화 마지막에서 깊은 인상을 남기는 장면이고, 영화의 중심 사건에 계기를 부여하는 핵심 인물이기 때문에 단 한 장면이라도 좋았어요. 어떤 작품이든 비중과 상관없이 의미 있는 배역이면 할 거예요. 진심을 담아내는 배우가 되고 싶거든요.”
이은우는 내성적이고 말재주도 없으며, 특별한 재주도 없다. 어찌 보면 배우 하기 참 힘든 사람이다. 하지만 그는 “진심은 통한다. 남과 같을 필요는 없다”는 생각으로 연기자의 길을 선택했다. 지금까지 현장에서 경험을 쌓는 동안 ‘긍정의 힘’을 믿게 된 그는 이제 평범한 단역부터 대책 없이 망가지는 종가 며느리의 푼수 캐릭터(산넘어 남촌에는)까지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내공이 생겼다.

“다들 이유가 다르겠지만 저는 살아남기 위해, 저를 지키기 위해 연기를 해요. 최종 오디션에서 꼭 떨어지곤 하는데 하도 빈번하니까 나중에는 즐기게 되더라고요. 배우가 되겠다고 마음먹은 뒤에는 평정심을 갖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느꼈죠. 성급하지 않게 자신의 몫을 다하는 배우가 될 때까지 도전할 겁니다.”

독립영화 ‘그토록 아름다운 이별’나 ‘말보로 전쟁’, ‘달을 사랑한 나비’ 등에서 연기력을 쌓은 이은우는 요즘 상업영화와 드라마로 영역을 넓히기 시작했다. 영화 ‘10억’에 이어 ‘귀신이야기’의 개봉을 기다리고 있고, SBS 새 주말드라마 ‘천만번 사랑해’에서는 미미 역을 맡았다.

“오디션을 보거나 촬영할 때 감독님들이 집중력이 강하고 순간 몰입이 잘 되는 게 장점이라고 하셨어요. 연기는 내 모든 것을 토해내듯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엄지원씨 보면 참 편하게 연기하는 것 같아요. 전도연씨는 늘 가슴을 뭉클하게 하죠. 그런 배우가 되고 싶어요.”

문용성 기자 lococo@asiae.co.kr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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